[사설] 검찰 공격하는 與, 자기모순의 함정에 빠졌다

국민일보

[사설] 검찰 공격하는 與, 자기모순의 함정에 빠졌다

입력 2019-09-09 04:02
검찰의 조국 의혹 수사에 대한 여권 대응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수사자료를 유출했다”며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내란음모 다루듯 한다”면서 수사 강도를 비난하더니, 기소된 피고인인 조 후보자 부인의 입장문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자신의 SNS에 올려 대변하고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청와대에선 검찰을 “미쳐 날뛰는 늑대” “마녀사냥 수사”라고 공격하는 ‘관계자’의 말이 쏟아져 나오고, 여당은 검찰 대응책을 논의하겠다며 휴일에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었다.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다. 학교생활기록부, 표창장 사진 등이 검찰에서 유출됐다는 여당 주장은 반증이 드러나 차례로 근거를 잃었다. 조 후보자 부인을 소환 없이 기소했다고 비난하는데, 그럼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걸 수사당국이 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물어뜯으려 입에 하얀 거품을 물고 날뛴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표현은 조국을 향한 검찰보다 검찰을 향한 여권의 모습에 더 적합해 보인다.

청와대와 여당은 자기모순의 함정에 제대로 빠졌다. 현재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이례적인 인사명령으로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했던 사람이다. 지난달 그를 총장 자리에 앉힌 것도 대통령이었다. 그런 인물이 지휘하는 수사를 여권은 조직적인 개혁 저항으로 규정했다. “검찰 수장에 적합하다”면서 청문보고서도 없이 임명을 강행했던 대통령의 인사를 스스로 폄훼하고 나선 것과 다르지 않다. 더욱이 문 대통령은 그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살아 있는 권력에도 엄정하게 하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조 후보자는 살아 있는 권력이고 그와 관련된 의혹은 국민적 관심사일 뿐 아니라 이 정권이 내세우는 공정의 가치와 직결돼 있다. 이런 사안을 엄정하게 수사하는 것은 청와대가 오히려 환영해야 대통령의 말과 앞뒤가 맞을 텐데, 거꾸로 공격함으로써 과거 검찰을 입맛대로 흔들던 부정한 권력의 자리에 스스로 서려 하고 있다.

물론 개혁에 저항하는 속내가 수사에 담겼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처럼 대응하면 여권은 필패할 것이다. 논리적 구도가 그리 돼 있다. “너희도 결국 검찰을 길들이려 하느냐”는 비판 여론에 뭐라 답하려는가. 검찰개혁의 동력만 떨어뜨리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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