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화상·목걸림… 추석 연휴 ‘응급상황’ 조심하세요

국민일보

장염·화상·목걸림… 추석 연휴 ‘응급상황’ 조심하세요

입력 2019-09-09 21:04
추석 연휴 기간에는 송편 등 음식을 먹다가 목에 걸리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연령별로 응급 대처법을 알아두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한가위가 코 앞이다. 즐거운 명절 연휴를 보내려면 무엇보다 챙겨야 할 게 건강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빠른 추석으로 더위가 다 가시지 않은데다 가을 장마와 태풍으로 공기 중에 습기가 많다. 음식이 상하기 딱 좋은 조건이다. 또 가족이 모여 음식을 먹거나 집안일을 하면서 목 걸림이나 화상 같은 응급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명절의 분주함 속에 부모 관심이 분산되면서 안전사고에 취약해지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공개한 ‘2017년 추석 연휴 병원 이용 현황’에 따르면 장염 환자가 2만6896명으로 가장 많았다. 9세 이하 어린이가 31.5%를 차지했다. 그 밖에 상처(2만134명), 두드러기(1만6798명), 화상(6768명), 열(5250명), 기도이물(1174명) 등이 포함됐다.

연휴기간 응급상황에 대비해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자신이 사는 동네, 고향 인근에 문 여는 병원이나 약국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게 좋다.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에 접속하거나 각 포털사이트에서 ‘명절 병원’을 검색하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몇가지 응급 질병이나 상황의 예방·대처법을 알아둘 필요도 있겠다.

장염·발열, 어린이 특히 주의

명절에는 음식을 한번에 만들어놓고 재가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 보관이 불량하면 음식이 상해 식중독이 발생하고 장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남은 음식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세균은 40~60도에서 잘 번식한다. 음식 보관은 4도 이하, 조리는 60도 이상에서 해야 한다.

설사와 구토, 복통이 주요 증상인 장염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충분한 수분 공급이다. 가벼운 장염일 경우 대부분 물을 마시면 좋아진다. 물 보다 흡수가 좋은 이온음료도 괜찮다. 단, 유제품은 설사를 부추길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 함유 커피, 코코아, 콜라, 술 등도 마찬가지다. 위장을 자극하는 시고 찬 음식, 과일도 피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원영 교수는 9일 “장염에 걸리면 물조차 마시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못된 상식”이라며 “장염은 설사를 동반해 몸에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므로 수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으면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장염에 걸리면 보리차나 포도당 용액을 충분히 마시게 하고 증상이 계속되면 수액 주사 등으로 탈수를 막아야 한다.

혈변, 고열을 동반한 심한 장염일 경우 설사를 멈추려 지사제를 쓰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김원영 교수는 “심한 복통을 동반하고 어지러워 몸을 지탱하기 어려울 경우, 체온이 38도를 넘고 어지럼증이 48시간 이상 지속될 때, 변·토사물에 피가 보일 경우, 마비증상이나 복시(시야가 두개로 보임) 호흡곤란 사지무력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평소 간질환이나 알코올 중독 있는 사람이 어패류를 먹은 후 오한과 열이 나고 의식이 흐려질 경우엔 반드시 병원에 와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은 교수는 또 “아이들의 경우 장염이 끝나더라도 장에 손상을 입어 며칠 더 설사 증상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는 음식을 제한하고 수분을 충분히 제공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은 연휴기간 발열을 경계해야 한다. 2017년 추석 기간 열 때문에 병원을 찾은 이들 중 9세 이하가 55.6%에 달했다. 39도 이상 고열이 아니면 무조건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다. 열이 난다면 39도 이상 올라가지 않게 주의하고 아이가 힘들어할 경우 해열제를 4~6시간 간격으로 먹인다. 6개월 이하 아이라면 가급적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계열) 성분의 해열제를 복용케 한다. 김기은 교수는 “생후 100일 이전의 갓난 아기이거나 열과 함께 5~10분 이상 경련 발작을 하고 24시간 안에 재발하는 소아라면 38도 정도의 열이라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화상, 물집 제거 안돼

불에 달궈진 조리 도구나 뜨거운 기름에 피부가 닿았을 땐 가장 먼저 상처 부위를 흐르는 수돗물에 5~10분간 노출시켜 식힌다. 이 때 화상 부위에 얼음이나 너무 차가운 물을 노출시키면 오히려 통증이 악화되거나 화상이 깊어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이후 화상 부위가 붓기 전에 깨끗한 천으로 감싼다. 로션과 연고는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물집이나 벗겨진 피부는 제거하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향해야 한다.

뜨거운 이물질이 눈에 닿았다면 눈을 비비지 말고 흐르는 수돗물에 눈을 대고 충분히 씻어 준다. 세척해도 이물이 계속 있는 경우 손수건 혹은 수건으로 양쪽 눈을 가린 채 응급실로 가야 한다. 눈을 가림으로써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방지해 이물에 의한 각막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목 걸림, 응급대처 중요

명절에는 송편 등 질긴 떡을 많이 먹는데, 씹는 기능이 약한 아이와 노인은 떡을 먹다가 목에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때 의식이 있으면 먼저 기침부터 하도록 유도한다. 기침을 할 수 없을 만큼 위급한 상황이라면 뒤에 서서 허리를 팔로 감는다. 그런 다음 주먹 쥔 손을 명치 아래에 놓고 빠르게 위로 밀쳐 올린다. 기도에 걸린 이물이 입을 통해 밖으로 튀어나오도록 같은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한다. 만약 의식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눕힌 다음 심폐소생술(가슴압박)을 시행한다.

1세 이하 영아는 명치를 밀쳐 올리는 동작 대신 다른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 아이 얼굴이 아래로 향하도록 하고 손바닥으로 아이 어깨뼈 사이에 있는 등을 5회 정도 두드려 준다. 이어 앞으로 돌려 가슴 한 가운데를 5회 눌러준다. 이때 입안 이물질을 제거해 준다. 입안의 이물질을 잡으려 하다간 자칫 안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손가락을 입안 측면으로 깊숙이 넣은 다음에 밖으로 훑어낸다. 이물질이 눈에 안 보이거나 깊숙이 있으면 건드리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