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공예로 유물 재현, 한 작품 만드는 데 6개월∼1년

국민일보

한지공예로 유물 재현, 한 작품 만드는 데 6개월∼1년

지장공예가 윤서형 첫 개인전

입력 2019-09-09 20:23 수정 2019-09-09 21:42
윤서형씨가 전통 유물을 재현한 색실상자첩.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빨강 노랑 초록 등 칸칸마다 색이 다른 색실상자첩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조선시대 양반가에서 쓰던 실첩이다. 정확히는 조선시대 유물을 재현한 것이다.

서울 강남구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열리는 지장공예가 윤서형(61·사진)씨 개인전 ‘윤서형 한지공예전 상응과 상생-전통에서 길을 찾다’전에는 이처럼 전통 유물을 오롯이 살려낸 작품 30여점이 나왔다. 윤씨의 첫 개인전으로 23년간 한지공예의 길을 걸으며 작업해온 작품들이 처음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는 자리다.


지장공예는 지난한 시간과 정성을 요구한다. 이를테면 실패함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선 한지를 45겹 이상 발라서 먼저 판을 만들어야 한다. 그 판을 재단해서 찹쌀풀로 이어 붙여 상자를 짜고, 그 위에 색색의 종이를 붙인다. 색종이는 치자(노란색) 홍아(붉은색) 등 전통 염료로 염색한다. 마지막으로 한지 판을 칼로 조각해 부귀를 뜻하는 모란 무늬를 장식함으로써 화려함은 극치를 이룬다. 그러다 보니 한 작품 만드는 데 6개월~1년이 걸리는 공정이다.

그는 지삿갓 조족등(발을 비추는 등) 삼층장 좌경 등 전통 유물을 왜 재현하는 것일까. 2014년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을 받은 지장공예함은 덕성여대 소장 1793년 제작 유물을 고스란히 살려낸 것이다. 윤씨는 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조선시대의 기물을 재해석함으로써 전통공예 범주를 확장해 현대공예의 흐름 속에 자리매김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안방, 사랑방, 마당으로 나눠 스토리가 있게 구성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가는 기분을 준다.

2008년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 부부가 방한했을 때 로라 부시 여사가 작업을 참관한 인연으로 윤씨의 작품은 백악관에도 소장돼 있다.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인기 기사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