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문 대통령이 농담처럼 한 ‘그 말’… 현실이 되다

국민일보

8년 전, 문 대통령이 농담처럼 한 ‘그 말’… 현실이 되다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의 각별한 인연

입력 2019-09-10 04:04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카드를 강행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에 실패했던 노무현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불도저’ 스타일의 조 장관을 놓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의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장관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던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책 ‘진보집권플랜’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책을 잘 읽었다는 평과 함께 오탈자, 통계 오류까지 꼼꼼히 적어 조 장관에게 돌려보냈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이 책에서 제시한 개혁 과제들에 대해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11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한 토크콘서트장에서 다시 만났다. 사회를 본 조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되면) 법무부 장관에 누구를 임명할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비(非)검찰 출신에 결단력 있는 조국 교수가 장관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되물었다. 조 장관은 “욕심이 없다”며 웃음으로 넘겼지만 8년 만에 문 대통령의 제안은 현실이 됐다. 조 장관은 2012년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가 되자 TV 찬조연설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 참모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17년 조 장관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이후 각별히 아꼈다고 한다. 특히 조 장관을 ‘반(反)김성호’ 스타일의 인물로 보고 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7월 노무현정부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문 대통령을 임명하려 했지만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문 대통령 대신 김성호 당시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을 장관에 선임했다.

김 장관은 취임 후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모토로 내세워 친기업·반노동 정책을 추진했고, 이명박정부에선 국가정보원장까지 맡았다. 사람 한 명이 개혁의 성패를 좌우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정부의 교훈을 바탕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찰 개혁이라는 과제에 매진할 수 있는 인물을 찾게 됐고, 조 장관이 낙점됐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목표를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조 장관의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과거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신임하는 이유로 ‘외모가 뛰어나다’고 농담한 적이 있다”며 “잘생겼다는 뜻이 아니라, 좌고우면하지 않고 사법 개혁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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