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논란에 두 쪽으로 갈라진 민심… 추석 연휴 ‘금기어’ 되나

국민일보

조국 논란에 두 쪽으로 갈라진 민심… 추석 연휴 ‘금기어’ 되나

시민들 “가급적 언급 않으려 해”

입력 2019-09-10 18:32 수정 2019-09-10 18:35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다음 날인 10일에도 주요 포털사이트에 문재인정부 지지세력과 비판세력이 각자 주장을 담은 실시간검색어(실검) 순위 다툼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네이버(왼쪽)의 급상승 검색어에는 ‘문재인 탄핵’, 오전 다음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문재인지지’가 각각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다음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뒤에도 포털사이트의 실시간검색어(실검) 전쟁은 한동안 그치지 않을 기미다. 조 장관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은 조 장관 임명 다음 날인 10일에도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검색어 순위 다툼에 열을 올렸다. 조 장관의 적격 여부를 두고 여론이 둘로 갈라진 분위기는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기세다.

이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는 ‘문재인 탄핵’ ‘문재인 지지’ ‘나경원 아들 논문 청탁’ 등 검색어가 순위권에 올랐다.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각각 ‘문재인 탄핵’과 ‘문재인 지지’가 한때 실검 1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트렌드 분석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탄핵’을 검색한 사람들은 50대 이상에 집중됐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의 논문 참여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집중적으로 검색하고 주위에도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 임명일에도 ‘문재인지지’ ‘검찰단체사표환영’ ‘검찰사모펀드쇼’ 등 조 장관 지지층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검색어가 실검 상위권에 올랐다. ‘클리앙’ ‘딴지일보’ 등 여권 지지 성향 웹사이트에는 이를 검색하자는 글이 쏟아졌다. 그러자 ‘일간베스트(일베)’ 등 극우 성향 웹사이트 게시판에서 ‘문재인 탄핵’을 검색하자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문재인 탄핵’은 곧 포털 검색어 순위 안에 진입했다.

지지 세력별로 양분된 분위기는 추석 연휴 가족 모임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남 지역에 거주하는 정모(32)씨는 “명절에 뵐 다른 친척 어른들 중에는 조 장관 임명을 좋게 보지 않는 분이 계실 것”이라면서 “가급적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씨(25)는 “부모님이 조 장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위선적’이라면서 화를 내곤 하셨다”면서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불편해 연휴 중 집에서는 웬만하면 관련 얘기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 장관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 구도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여론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추석 연휴라는 변수가 있지만 이미 각 세대·진영별 여론이 굳어져버렸기 때문에 현재의 양분 구도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극단적으로 굳어진 정치적 의견차 탓에 오히려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들도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사이 지지층별 결집 현상이 급격히 강해졌다”면서 “가족끼리 만나더라도 의견 변화가 있기가 힘든 상황인데다 예전에 비해 가족이 파편화돼 정치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른 전문가는 “추석 기간이 여론 변화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긴 하다”면서도 “최근 들어서는 진영 논리가 워낙 강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서로 설득 자체를 포기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장석준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기획위원은 “검찰 수사가 일단락 되기 전까지는 여론 대립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단순히 불필요한 갈등으로만 볼 게 아니라 검찰 개혁, 중산층의 욕망,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 등을 직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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