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다다익선’ 복원키로 최종 결정

국민일보

백남준 ‘다다익선’ 복원키로 최종 결정

국립현대미술관, 3개년 계획 발표

입력 2019-09-12 04:07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설치된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이 과거 정상적으로 작동될 때의 모습.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이 안전 문제로 가동을 중단하고 철거 여부를 논의했던 백남준(1932~2006)의 대표작 ‘다다익선’을 보존키로 최종 결정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로비에 있는 다다익선은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였던 백남준의 예술 세계가 담긴 기념비적 작품이다.

윤범모(68)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다익선 3개년 복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윤 관장은 “작고 작가의 작품 복원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원형 유지”라며 “미술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다다익선 복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다익선의 CRT 모니터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매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다익선에 사용된 CRT 모니터는 브라운관을 일컫는 말로, 현재는 세계적으로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다다익선은 아파트 6층 높이인 18.5m 규모를 자랑하는 비디오 타워다. 백남준의 유작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작품은 개천절을 상징하는 1003개의 모니터를 갖추고 있다. 백남준이 생존해 있던 2003년 모니터의 수명이 다했지만 삼성의 후원을 받아 전면 교체했고, 이후엔 꾸준히 수리를 하면서 ‘수명’을 연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누전이 발생하고 계속 가동할 경우 화재 위험이 있다는 진단이 내려지면서 운영이 중단됐었다.

미술관은 모니터 수리와 동일 기종의 중고품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CRT 재생기술 연구를 위한 작업도 병행키로 했다. 다른 모니터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경우 LCD나 OLED 등 대체 가능한 최신 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활용할 계획이다. 미술관 측은 “백남준은 작품에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 데 적극적이었다”며 “작품에 활용된 기존 제품이 단종될 경우 신기술을 적용해도 좋다는 의견을 생전에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미술관은 연말까지는 각종 조사와 연구를 진행한 뒤 내년부터는 2022년 하반기 전시 재개를 목표로 복원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복원 과정을 기록한 연구백서도 발간하고, 백남준에 관한 자료도 정리해 관련 전시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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