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을 파하라, 벤투 전사들 앞으로 특명

국민일보

‘밀집’을 파하라, 벤투 전사들 앞으로 특명

한국축구, 월드컵 2차예선 첫 승

입력 2019-09-12 04:04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왼쪽 두 번째)이 10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1차전 원정경기에서 상대 골문을 향해 크로스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행을 향한 첫 발을 승리로 뗐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 한국은 132위 투르크메니스탄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만날 약팀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중원에 창의성을 불어넣는 기성용 대체자 마련과 높이에서 압박감을 주는 김신욱 활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은 10일(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전반 13분 나상호의 선제골과 후반 37분 정우영의 프리킥 추가골로 2대 0 승리를 거뒀다. 스코어 상으론 무난했지만 경기력은 답답했다. 후방으로 내려선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하며 두 번째 골을 넣기 전까지 아슬아슬한 승부를 이어갔다.

부족한 중원의 창의성이 문제였다. 황인범의 부진이 눈에 띠었다. 황인범은 4-1-4-1 포메이션의 2선 중앙에서 공격을 푸는 역할을 맡았다. 전반 중반 활용된 4-1-3-2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하지만 황인범은 이날 볼 키핑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잦은 패스미스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장점으로 꼽히던 전진패스도 부족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공격에 집중해야 할 손흥민이 후방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후반전에 잔 실수가 자주 나오고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로 기성용의 대체자 마련이 더욱 절실해졌다.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기용됐지만 자주 2선으로 올라와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며 경기를 풀어줬다. 기성용 은퇴 이후엔 남태희가 이 역할을 대신했지만 십자인대 부상에서 회복한지 오래 되지 않아 스쿼드에 들지 못했다. K리그1 키패스 성공률 2위(59%), 득점 관여 횟수 1위(경기당 1.2개)를 기록 중인 김보경은 벤치만 달궜다.

높이에서 압박감을 줄 수 있는 김신욱 활용 고민도 필요할 전망이다. 김신욱은 올 시즌 상하이 선화에서 수비수들을 압도하며 7경기 8골 4도움을 올리고 있다. 밀집수비를 상대할 땐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황의조보다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막판 투입돼 추가시간 두 번의 헤딩으로 상대 후방을 흔들어 놨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벤투 감독은 풀백을 측면 깊숙이 전진시키는 전술을 쓰기에 상대 진영에 많은 수비가 포진하게 된다”며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기술 있는 미드필더가 전술 완성을 위해 필요하지만 황인범이 그 역할을 못해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의 시선을 끌고 공간을 만들기 위해 196cm의 장신인 김신욱 카드를 좀 더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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