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오성운동·민주당 새 연정 출범

국민일보

伊 오성운동·민주당 새 연정 출범

33일 만에 정국위기 탈출… 콘테 내각 감세 추진키로

입력 2019-09-12 04:05
주세페 콘테(오른쪽)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상원 의회에서 새 연정 신임안이 가결되자 페데리코 딩카 정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상원은 찬성 169표 대 반대 133표로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 민주당의 새 연정 신임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11일부터 새 내각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 좌파 민주당이 손잡고 구성한 새로운 연립정부가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10일(현지시간) 신임을 받았다.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은 1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지난달 8일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전 부총리 겸 내무장관) 대표가 오성운동과의 연정 파기를 선언하면서 초래된 정국 위기는 33일 만에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콘테 총리의 새 내각은 유럽연합(EU)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는 동시에 이탈리아 경제를 부흥시키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반영하듯 경제장관에는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로베르토 갈티에리(민주당) 의원이 배치됐다. 앞으로 EU와 조율할 이탈리아 예산안 문제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콘테 총리는 경제 부흥과 국민의 세금 부담 경감을 위해 감세 정책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앞서 동맹과의 연정 시절 이탈리아는 침체된 경제에 자극을 주기 위해 과도한 재정 지출 정책을 추진하다가 EU의 제재 방침에 이를 조정한 바 있다. 이번에도 또다시 감세 정책과 재정 지출로 국가 부채를 늘릴 경우 EU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이탈리아의 국가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32%인 2조3000억 유로(약 3024조원)에 달한다. EU 집행위 권고 기준(60%)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EU 내에서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콘테 총리는 조만간 EU 본부를 찾아가 이탈리아에 좀더 유연하게 대응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오성운동과 민주당이 손잡으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살비니 대표는 야당으로 돌아갔다. 올들어 강경 난민 정책 등으로 지지율이 치솟은 그는 조기 총선을 통해 단독 집권을 꿈꿨으나 오히려 내각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그는 이날 상원에 출석해 콘테 총리를 겨냥, “나는 당신이 부럽지 않다”면서 “당신은 이 나라에서도, 당신의 당에서도 소수파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그의 큰소리 배경은 아직도 그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동맹은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 즈음과 비교하면 다소 하락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원내 정당 중 1위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성운동-민주당 연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2%에 달한 것도 그에게는 희망적이다.

그는 다음 달 19일 로마에서 대규모 대중집회를 여는 등 당분간 장외 투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호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전략이지만 자칫 국론만 분열시킨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또다른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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