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조국 특검·국조’ 승부수… 예산안 심사와 연계 가능성

국민일보

나경원 ‘조국 특검·국조’ 승부수… 예산안 심사와 연계 가능성

‘청문회 정국’ 완패 반전 카드… 민주당이 반대하면 불가능

입력 2019-09-12 04:0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중진 의원 회의를 열고 ‘조국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을 규명하자고 야권에 공식 제안했다. 인사청문 정국 내내 여권에 끌려다니며 ‘완패’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당으로서는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오려면 특검과 국정조사를 관철시켜야 한다. 하지만 여당이 ‘정치 공세’라며 반대하는 데다 야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실제 성사될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나 원내대표는 11일 중진 의원 회의에서 “조국 게이트에 대해서 더 이상 한가할 때가 아니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바로 실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20대 국회는 더 이상 순항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다. 비정상 시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와 법무부가 나서서 수사를 방해하고 검찰 죽이기에 나섰다. 그런데 조국 게이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며 “다른 야당들에도 국정조사와 특검법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먼저 처리한 뒤 특검과 국정조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일단 바른미래당을 우군으로 확보한 상태다. 나 원내대표는 10일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만나 조 장관 해임건의와 국정조사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합의했다. 특검 도입에 대해서는 당장 결론을 내지 않았지만, 양측 모두 검찰 수사가 미흡할 경우 특검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갖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 등 나머지 야당들은 특검과 국정조사에 모두 부정적인 입장이라 설득이 필요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공동전선을 구축했다고 하지만 국정조사 의결과 특검법 통과 모두 본회의 출석 의원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두 당의 공조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당(110석)과 바른미래당(28석)에 우리공화당(2석), 보수 성향 무소속 의원들(3석)이 모두 찬성표를 던져도 143표다.

여당의 협조도 얻어내야 한다. 국정조사의 주체가 되는 특별위원회는 국회 교섭단체 의석 비율에 따라 구성되기 때문에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 사실상 국정조사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나 원내대표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나 쟁점 법안 처리를 국정조사 및 특검과 연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지렛대로 삼아 여당으로부터 드루킹 특검법을 얻어낸 바 있다. 정기국회 일정과 국정조사·특검 연계 가능성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해 보겠다”며 “이번 국회는 문재인 정권의 무도함을 드러내는 국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진행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 거론되는 ‘정기국회 보이콧’ 카드는 당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이 고소·고발을 해서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는데, 수사 결과를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국정조사나 특검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쟁을 위한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민생법안 처리와 국정조사를 연계시키지 말자는 게 저의 제안”이라며 “예산도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기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만큼 합의를 통해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우삼 신재희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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