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HIV 감염자 92% 남성 간 성접촉… WHO ‘고위험군’ 적시

국민일보

청소년 HIV 감염자 92% 남성 간 성접촉… WHO ‘고위험군’ 적시

김지연 약사의 ‘덮으려는 자 펼치려는 자’ <13> 남성 간 성행위와 에이즈(3)

입력 2019-09-17 00:04 수정 2019-09-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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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인 김지연 약사가 지난해 3월 대전 새로남교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홈페이지를 통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의 핵심 집단으로 남성 간 성행위자(MSM, Men who have sex with men)를 꼽았다. WHO는 그 외에도 마약 주사기 이용자, 성매매 종사자, 성전환자 등을 고위험군에 포함시켰다.

미국 플로리다주 보건부는 2013년 5400명이 신규로 에이즈에 감염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50개주 중에서 최고치에 해당한다. 플로리다주 보건당국은 이런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그룹으로 남성 간 성접촉자를 꼽았다.

비단 플로리다주뿐만 아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2017년 보고서에서 전체 미국 인구 중 2%를 차지하는 남성 동성애자들이 전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인의 7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HIV 감염 경로가 남성 간 성행위로 쏠리는 현상은 청소년층에서 더욱 뚜렷하다. 미국 보건당국이 에이즈 바이러스, 즉 HIV에 감염된 13~24세 총 75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약 92%에 해당하는 6916명이 남성 간 성행위로 에이즈에 걸렸다고 밝혔다. 남성 간 성행위 및 마약 주사기 사용으로 에이즈에 걸린 그룹 228명까지 합하면 13~24세 에이즈 감염자 중 무려 94.8%가 남성 간 성행위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에 걸리기 쉬운 가장 위험한 행위는 남성 간 성행위 중 ‘바터밍(Bottoming)’, 즉 수용적 성행위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2012년 7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은 의학전문지 랜싯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미국, 스페인, 칠레,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MSM 중 15%가 이미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남성 동성애자 6~7명 중 한 명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말이다.

영국 보건당국 역시 남성 동성애자 그룹이 HIV 감염 고위험군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2012년 영국 보건당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 20명 중 1명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일반인 667명 중에 1명이 에이즈에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2015년 봄, 영국 보건국은 ‘남성 간 성관계자의 건강 불균형 해결을 위한 행동계획’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MSM이 에이즈와 기타 성병에 가장 많이 걸리고 있으며, 그 수가 계속 증가하는 현상을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같은 해 영국 보건당국은 ‘게이, 양성애자, 그리고 기타 남성 간 성관계를 가지는 사람의 건강과 복지 증진을 위한 조사와 분석’이라는 행동계획서까지 발표했다.

2016년 발표된 영국 보건국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북아일랜드에서 에이즈 감염인 중 60%가 동성 간 성관계로, 40%는 이성 간 성관계로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 영국 통계청은 남녀 동성애자 인구가 전체 인구 중 약 1.7%라고 발표한 바 있다. 남성 동성애자만 따지면 그 수치는 더욱 줄어든다. 이 소수의 남성 동성애자가 전체 에이즈 감염자 중 60%를 차지한다는 말은 성적취향에 따라 에이즈 감염이 심각한 불균형을 보임을 알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은 2013년 7월 태국 방콕의 남성 동성애자들의 31%가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즉 태국은 3명의 남성 동성애자 중 한 명이 이미 에이즈에 걸려 있다는 말이다. 1996년 28%에 달했던 태국 윤락 여성의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률이 2011년 1.8%까지 낮아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엔 산하 에이즈관리국(UNAIDS)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 남성 동성애자 중 무려 11.3%가 HIV 감염인이다. 쉽게 말해 스페인 동성애자 9명 중 1명이 에이즈에 걸려 있는 것이다. 유엔은 또한 호주 MSM의 16.5%가 이미 에이즈 감염인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호주 남성 동성애자 6명 중 1명은 이미 에이즈에 걸려 있다는 의미다.

일본 보건당국은 일본 에이즈 감염의 주된(70% 이상) 전파 경로가 남성 간 성관계라고 명시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일본 보건당국은 남성 동성애자의 콘돔 사용률이 71%라고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이 앞장서 에이즈를 막기 위해 남성 간 성행위자들의 성 행태에 긴밀히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에이즈 감염자가 뒤늦게 감염 사실을 진단받는 상황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국제적 에이즈 예방 단체인 애버트(AVERT)는 2016년 영국에서 HIV 감염자의 42%가 손쓰기 어려운 단계, 즉 에이즈 감염 말기에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100번의 검색보다 1번의 검사가 낫다’는 HIV 감염 진단 슬로건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에이즈 확산 6단계에서 미국 영국 한국 일본 캐나다 등은 남성 동성애자가 그 주된 전파경로가 되는 제1단계에 해당된다. 그렇다 보니 에이즈에 걸린 남녀의 성비율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아프리카처럼 에이즈의 역사가 길고 가난하며 이미 1단계를 지나 에이즈 확산 최종단계인 6단계에 이른 나라들은 에이즈에 걸린 남녀노소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지연 약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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