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양말 바꿔 신는 날

국민일보

[살며 사랑하며-문화라] 양말 바꿔 신는 날

입력 2019-09-18 04:05

얼마 전 텔레비전을 보다가 어느 프로에서 출연자가 “여자와 남자는 생각부터가 서로 틀리잖아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 경우는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를 써야 하는데 출연자는 ‘틀리다’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일상에서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왜 사람들은 ‘틀림’과 ‘다름’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이를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고 받아들이는 걸까 궁금해졌다. 아마도 나와 다른 사람들의 차이를 폭넓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가 언어에 반영되어 나타난 현상일지도 모른다. 일반적이거나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나게 되면 이를 일정한 테두리 안으로 맞추려고 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결혼, 출산 등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언급하는 문화가 일정 시간 존재해 왔다. 지난해 ‘이상한 정상가족’을 읽으며 우리 사회에서 가족 안에서는 개별성이, 가족 밖에서는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지적에 대해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다.

이러한 고민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쳐줘야 할까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특별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완벽하지 않아서 행복한 스웨덴 육아’라는 책에서 스웨덴의 어린이집 활동 중 양말 바꿔 신기를 하는 날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 활동은 처음 유엔에서 만들어졌는데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을 지지하는 의미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양말을 바꿔 신기 하는 날이 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양말에 대해 소개한 뒤 양말을 벗어 한 군데로 모은다. 다시 양말을 신는데 이때 같은 짝을 맞추지 않고 다른 친구의 양말을 한 짝씩 신는다고 한다. 선생님은 양말 신기 놀이를 통해 개인은 모두 다르지만 틀린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아이들은 서로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고 하는데, 간단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구나 싶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일은 다양성 있는 열린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한 요즘이다.

문화라 작가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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