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국민일보

신유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입력 2019-09-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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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신유사역으로 이름난 주의 종과 교회, 기도원이 꽤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유사역과 관련한 소식들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두 가지 요소가 중복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첫째는 시대적 영향이고, 둘째는 신학적 영향이다.

시대적 영향으로는 의료기술의 발달과 경제력 향상을 꼽을 수 있다. 과거보다 의료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했다.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질환들이 지금은 어렵지 않게 치료된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의 기대수명은 82.7세로 1970년대에 비해 20년 이상 늘었다. 보건위생 개선과 적절한 영양 공급, 의료기술의 발달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경제력 향상은 대중들에게 충분한 영양 공급과 의료혜택을 가져다줬다. 과거 많은 사람이 절대적 빈곤에 시달렸다. 부족한 영양공급으로 인체의 면역력은 떨어졌고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돈이 없어 병원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도 없었다. 당연히 평균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었다.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대, 대부분 사람이 가난해 병원 치료를 엄두도 내지 못했던 시대에는 병 치료가 종교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병원치료 혜택을 다수가 받을 수 있게 된 현대에는 질병 치료가 의학의 영역이 됐다. 병이 들면 당연히 병원 가서 치료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하나님께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신학적 영향으로는 은사중지론을 들 수 있다. 은사중지론의 골자는 (성령의) 은사는 사도시대로 끝이 났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도 보수적 장로교회에서 취하고 있는 입장이다. 은사중지론의 내용은 이렇다. 은사는 사도들에게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사도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통신이 발달하지 못했고 영상 장비가 없던 시대에 누가 사도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그런 상황에서 은사는 증명서 역할을 했다.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특별한 역사가 신자들에게 나타날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을 사도로 인정했다. 그리고 그가 가르치는 말씀을 토대로 교회를 세웠다. 그러나 신약성경이 완성되고 나서는 은사는 더 이상 필요없게 됐다. 사도들의 핵심 사역은 말씀을 가르쳐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신약성경이 완성됐으니 신약성경을 토대로 교회를 세우면 된다. 사도들의 시대는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으며 그와 함께 사도성을 담보해준 은사의 나타남도 끝이 났다고 한다. 중지된 은사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신유의 은사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은사중지론의 역사는 종교개혁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럽은 중세시대가 끝나고 근대로 접어드는 전환기였다. 계몽주의가 시대정신으로 위력을 발휘했다. 병 치료가 종교의 영역이 아니라 의학의 영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종교개혁자들은 로마가톨릭교회 내에서 행해졌던 비성경적 치유 행위들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것들은 교회에서 마땅히 폐기해야 할 미신이었다. 종교개혁자들은 수많은 폐단을 가져오는 것으로 보이는 신유 행위를 적극 거부했다. 교회는 영혼을 구원하는 곳이지 병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개신교회가 선교하면서 신유의 은혜를 선포하기보다는 병원을 많이 지었던 것도 이러한 신학적 입장에서 연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과연 신유은사는 중지된 것일까. 신유는 지속되고 있다는 신학적 입장이 ‘은사지속론’이다. 먼저 성경의 증거를 들 수 있다. 성경 어디에도 은사는 사도시대로 끝난다고 말씀하신 곳을 찾을 수 없다. 도리어 은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자 되심과 하나님 나라의 현재적 도래의 강력한 표적이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어 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 하시더라.”(막 16:17~18)

신유가 지속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는 교회 역사에서 이어지고 있는 신유의 역사와 오늘날도 나타나는 신유의 역사다. 앞에서 인용한 성경 본문과 이어지는 19~20절은 이렇게 말씀한다. “주 예수께서 말씀을 마치신 후에 하늘로 올려지사 하나님 우편에 앉으시니라 제자들이 나가 두루 전파할새 주께서 함께 역사하사 그 따르는 표적으로 말씀을 확실히 증언하시니라.”

신유는 중지된 것일까, 아니면 지속되고 있는 것일까. 한때 신유중지론의 태도를 보였던 종교개혁자들과 많은 사람들이 직접 신유의 은혜를 체험한 뒤 입장을 바꿨다.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은 신유는 지금도 지속되는 은사라는 사실이다. 신유가 중단됐다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신유 기적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신유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미 임했다는 강력한 증거다. 연약한 육신의 몸을 입고 있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 사랑의 돌보심이다.

오창균 목사<서울 대망교회>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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