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바퀴 도는 남북관계… 다음 주 ‘뉴욕 만남’이 돌파구 될까

국민일보

헛바퀴 도는 남북관계… 다음 주 ‘뉴욕 만남’이 돌파구 될까

‘하노이 노딜’ 이후 대화 정체

입력 2019-09-18 04:02

지난해 9·19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관계는 1년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회담 직후 훈풍이 불던 남북 관계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정체를 맞았다. 지난 6월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으로 대화 채널이 복원되는 듯했으나 북한이 올 들어 10차례 단거리 발사체를 시험발사하면서 다시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향후 남북, 북·미 관계를 넘어 한반도 비핵화의 향배를 결정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9·19 평양선언 이후 1년 만에 지펴진 대화의 불씨를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평양선언 이후 남북, 북·미 투트랙 협상은 지난 2월 2차 북·미 회담 전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남북은 지난해 10월 고위급 회담을 열고 철도·도로 분야 협력과 2020년 도쿄올림픽 공동 참가 등에 합의했다. 한 달 뒤 남북은 비무장지대(DMZ)인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 도로를 연결했고, 12월 철도 연결 착공식까지 했다. 그러나 남북의 정식 회담은 지난해 12월 14일 체육분과회담을 마지막으로 9개월간 끊긴 상태다.

상호 간 적대행위 전면 중지를 규정한 ‘9·19 남북 군사합의’도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 남북은 지난해 10월 공동경비구역(JSA) 내 모든 화기 및 탄약, 초소 근무를 철수했다. 12월에는 시범 철수 및 파괴조치를 이행한 11개 전방초소(GP)에 대해 상호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하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뒤 남북 공동유해발굴은 무산됐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도 첫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계속됐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KN-23을 시작으로 5월과 7월에 각각 2차례, 8월에 5차례, 9월에 1차례 발사체를 쐈다. 지난 8월 시행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항의하는 성격이었지만, 일각에선 9·19 군사합의 파기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비핵화의 최종상태를 먼저 규정하고, 포괄적 합의를 강조하는 미국과 단계적 비핵화를 강조하는 북한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9일 담화를 내놓고 ‘9월 말 실무협상 복귀’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에 호응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그동안 북·미 간 경색 국면이 유지됐다면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오는 22일부터 3박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북 제재 완화나 북한 체제안전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곧 북·미 실무 대화가 재개될 것이다.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의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대화 국면이 어렵게 조성된 만큼 북·미 간 빠른 만남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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