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단식으로 가택연금 해제되고 민주화 투쟁에 불붙여

국민일보

YS, 단식으로 가택연금 해제되고 민주화 투쟁에 불붙여

삭발·단식, 효과본 때 역풍 맞은 때

입력 2019-09-18 04:05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한 가운데 야권의 ‘반(反)조국 삭발’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부터 삭발과 단식은 정치권의 투쟁도구로서 꾸준히 활용됐지만 효과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었다. 삭발과 단식이라는 도구가 행위자와 사안에 이목을 집중시켜 국면을 전환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었지만, 상황과 형식에 따라 ‘역풍’을 맞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단식으로 국면을 전환해 성과를 거둔 예로는 지난해 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이 손꼽힌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제 개혁안과 2019년 예산안을 동시에 처리하자는 야3당의 요구를 무시하자 손학규·이정미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외치며 열흘 동안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결국 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5당 합의가 도출됐고, 지난 6월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울 수 있었다.

2010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충남 지역 의원들의 ‘세종시 수정안 철회 삭발식’도 성과를 거뒀다. 당시 민주당 충남 의원 5명은 이명박정부가 추진하던 세종시 수정안의 철회를 위해 집단 삭발식을 했다. 결국 그해 6월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에서 부결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단식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YS는 전두환 독재 정권에 맞서 1983년 5월 18일부터 그해 6월 9일까지 단식농성을 벌여 가택연금 해제와 함께 민주화 투쟁에 불을 붙였다.

사진=연합뉴스

DJ는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탄생한 민주자유당이 지방자치제 약속을 어기고 내각제 개헌을 추진하자 13일 동안 단식했다. 결국 민자당 측은 DJ의 요구를 일부분 수용했고 이는 지방자치제 실현의 초석이 됐다.


삭발과 단식이 독이 된 경우도 있다. 2016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국회 운영에 대한 불만 때문에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단식을 벌이다 국민적 비난을 받고 7일 만에 중단했다. 이 전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국정감사 회피용 단식 아니냐”는 쓴소리를 들었다.

지난 1월 한국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에 반발해 벌인 ‘릴레이 단식 농성’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국당 의원들이 교대로 5시간30분씩 식사를 하지 않으면서 이를 ‘단식농성’이라고 내세우자 ‘웰빙 단식’ ‘간헐적 단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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