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송도가나안교회가 필리핀 세부 인근에 세운 ‘가나안랜드’

국민일보

[현장] 송도가나안교회가 필리핀 세부 인근에 세운 ‘가나안랜드’

코피노 고아원·학교로 시작해 현지 목회자 훈련 플랫폼으로… 필리핀 선교의 큰 거점이 생기다

입력 2019-09-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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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 송도가나안교회 목사(앞줄 왼쪽 첫 번째)와 가나안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스쿨 학생들이 18일 필리핀 세부 학교 건물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필리핀 막탄 세부국제공항에서 남쪽으로 12㎞ 떨어진 라푸라푸시 수바 바스바스. 18일 유명 리조트 사이로 ‘가나안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스쿨’이라고 적힌 큼지막한 5층 건물이 보였다. 이곳은 인천 송도가나안교회(김의철 목사)가 필리핀 선교를 위해 조성한 ‘가나안랜드’다. 1만2849㎡(3887평) 부지에 학교 건물 2동과 체육관, 수영장 딸린 보육원,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연면적 9315㎡(2818평)로, 한국교회의 필리핀 선교사역 중 최대 규모다.

송도가나안교회는 2009년 보증금 2000만원, 월 500만원을 내던 상가교회 시절 코피노 고아원 건립에 뛰어들었다. 김의철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지 않고는 부흥이 절대 불가능하기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찾아서 하겠다고 서원했다”면서 “그때 하나님께서 코피노 고아들을 돌보라는 비전을 주셨다”고 회고했다.

가나안랜드 전경.

그는 “당시 토지 계약금은 고사하고 항공료도 없어 쩔쩔맸다”면서 “그렇게 아무 대책 없이 2억2000만원에 고아원 부지를 계약한 뒤 건물을 세우기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일하심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고백했다.

고아원은 2017년 1월 완공했다. 길 건너 학교를 운영하던 필리핀 목회자가 건립 과정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학교를 운영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김 목사는 “수중에 돈이 전혀 없었지만 ‘원주민 학교에 고아들을 보내는 방법으론 기독교 인재를 길러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가나안랜드 시설담당 선교사로 파송받은 김주남(68) 장로는 “송도가나안교회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먼저 했더니 그다음 해 경매로 56억원짜리 예배당을 낙찰받게 해 주셨다”면서 “교육이야말로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선교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학교에는 22명의 교사가 근무하며 2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고아원에는 현재 5명의 고아가 있는데 오는 23일 3명이 추가 입소한다. 가나안랜드는 김 목사의 장녀로 벨기에 왕립음대 최고과정을 졸업한 김샛별(36) 선교사와 한국 스태프 4명이 총괄한다.

가나안랜드의 목적은 차세대 교육에 그치지 않는다. 김 목사는 “현지 목회자 수백 명을 초대해 호텔과 식당을 빌려 세미나를 열다 보니 제약이 컸다”면서 “대형 성령집회를 개최하고 목회자 재교육을 하기 위해 체육관과 게스트하우스를 갖춘 5층짜리 학교 건물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필리핀 공군 베이스크리스천 펠로십교회를 담임하는 빈센티(65) 목사는 “필리핀 교회를 도와주면서 자기 교회 이름을 붙여달라는 일부 선교사들과 달리 김 목사는 진짜 목회의 길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멜로니(50·여) 긴사이 가나안교회 목사도 “김 목사로부터 한국적 영성을 접하고 매일 오후 7시부터 저녁기도회를 갖고 있는데, 80명이던 성도가 3년 만에 300명으로 불어났다”며 웃었다.

송도가나안교회는 내년 2월 체육관에서 현지 목회자 1000명을 초청, 대규모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김 목사는 “3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선교 플랫폼을 통해 필리핀 차세대 훈련, 신앙 및 어학연수, 선교사 재교육, 필리핀 목회자 훈련 등 해외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세부(필리핀)=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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