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칼럼] 박용진 금태섭 김해영 의원 3명뿐이었다

국민일보

[김진홍 칼럼] 박용진 금태섭 김해영 의원 3명뿐이었다

입력 2019-09-30 04:01

‘조국 안 된다’는 여론 무시하고 ‘조국 안고 가야 한다’는 지지층만 바라보고 조국수호대’ 자처한 민주당
공정하며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 외치면서 조국 수호에 앞장선 행태 낯뜨겁지 않은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사수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만큼의 법적·도덕적 흠결이 나타났음에도 침묵하거나 “그게 무슨 대수냐”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의혹을 제기한 쪽의 약점을 들춰내 “너는 깨끗하냐”며 입을 틀어막으려 든다. 조국 일가의 혐의는 좌우나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공정과 정의라는 사회적 가치의 문제임에도 편을 갈라쳐 진영싸움으로 변질시켰다. 나아가 검찰을 향한 태도는 ‘문재인정부의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선 대충 수사하라’는 식이다. 수사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내보내며 ‘윤석열 검찰’을 압박하기도 한다. 그동안 우월적 DNA를 자찬해온 그들이다. 하지만 조국사태를 거치면서 확인되고 있는 그들의 DNA는 오만, 독선, 불공정, 내로남불, 위선, 안하무인 등이다. 도대체 조국이 뭐길래 대한민국을 50일 이상이나 내전 상태로 몰아넣고 있는 건가.

‘조국수호대’의 핵심축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조국의 장관 임명 여부를 놓고 집권세력 핵심층이 토론할 때 민주당은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개진해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의원총회에서 나온 말처럼 ‘조국이 낙마하면 지지층들이 이탈해 내년 총선 등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는 논리였을 것이다. 정치공학적 관점에서만 보면 정면 돌파가 민주당에 유리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조국 개인을 무조건 지지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정보다 나라보다 조국을 우선시하는 건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이 전혀 아니다.

민주당은 단일대오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선두에서 지휘하고 있다. 틈만 나면 조국 일가를 수사 중인 검찰을 겁박한다. 불과 2개월여 전에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인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환영한다. 윤 총장은 권력에 굽힘 없는 강력한 원칙주의자”라는 논평을 낸 것과는 영 딴판이다. 물론 여기에는 문 대통령의 조국 사수 의지가 반영돼 있다. 문 대통령마저 조국 일가의 범법 혐의에는 함구한 채 자신이 임명한 검찰에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언급하며 압박하고 있지 않나.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청와대든 정부든 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한 것을 벌써 잊은 듯하다. 나라야 어찌 되든, 열혈 지지층을 안고 가야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정략만 가득하다. 이러니 다른 목소리를 낼 여지가 별로 없다.

지금까지 여당 내에서 ‘총력 대응’ 기조와 결이 다른 주장을 공식적으로 편 의원은 3명뿐이다. 박용진 금태섭 김해영 의원. 초선인 이들은 반칙과 특권을 동원한 조국 일가의 행태로 볼 때 조국 임명은 20대를 비롯해 상식 있는 시민들에게 상처를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범한 시민들의 심경을 비교적 정확히 전달한 셈이다. 박 의원의 경우 궤변을 동원해 조국 수호에 앞장서고 있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설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자 친문 지지자들이 그들에게 문자폭탄을 투하했다. 총선 공천 박탈 주장까지 나왔다. 그래서인지 그들 목소리도 점점 수그러들고 있다. 내심으로는 ‘조국은 안 된다’고 여기는 의원들이 있을 테지만, 외형적으로는 이들을 제외한 모든 의원들은 한목소리다. 조국과 조국을 무턱대고 감싸는 여당에 차가운 시선이 쏟아지는데에도 찍소리를 내지 못하니 당명에서 ‘민주’는 빼는 게 옳을 것 같다.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그대로 유지될지, 아니면 균열될지를 좌우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조국 부인에 대한 소환, 그리고 추가 기소 및 구속 여부가 그것이다. 5촌 조카는 구속되고 아들과 딸, 동생, 처남의 검찰 조사가 끝나 조만간 부인이 소환될 전망이다. 부인은 증거 인멸까지 시도한 정황이 포착된 데다 악취가 풍기는 ‘조국일가펀드’ 사태에 중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 조국의 검찰 소환도 변수다. 그 지점에 다다르면 여당 내에서 ‘조국 용퇴’ 주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도, 청와대도 이를 알고 있다. 그래서 요즘 검찰 겁박 수위를 최고로 높이고 있는 것일 게다.

차분히 돌아보면, 부인이 불구속 기소된 상황만으로도 조국의 법무장관직 수행은 난센스다. 그럼에도 민주당을 포함한 집권세력은 정권이 살려면 조국을 안고 가야 한다는 지지층만을 바라보고 질주하고 있다. 어떤 희한한 일이 또 벌어질지 걱정스럽다.

다시 묻고 싶다. 공정하며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면서 불공정과 반칙의 삶을 살아온 조국 지키기에 매진하는 게 낯간지럽지 않은가. 검찰 개혁을 외치면서 정권 입맛에 맞게 수사하라는 게 온당한가. 조국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검찰권 절제’를 언급하는 게 정상인가. 가을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이다.

편집인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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