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서도 히브리스… 사투리 설교 바꾸려면 혀, 입술 훈련 필요하죠”

국민일보

“그리서도 히브리스… 사투리 설교 바꾸려면 혀, 입술 훈련 필요하죠”

설교자 위한 스피치 강의 여는 이효진 아나운서

입력 2019-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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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아나운서플랫폼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목회자와 목소리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그리스도를 ‘그리서도’로, 히브리서를 ‘히브리스’로 발음하는 목회자들이 계십니다. 경상도 발음은 ‘으’와 ‘어’를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혀에 힘이 들어가고 혀가 올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혀에서 힘을 빼고, 입술 모양을 연습하면 교정할 수 있습니다. 저도 경남 진주 사투리 발음을 교정해 아나운서가 됐습니다.”

아나운서플랫폼 대표 이효진(39·여) 아나운서는 “사투리로 설교하면 정감이 있지만, 핵심 키워드만큼은 정확한 발음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만난 이 대표는 “신앙생활을 오래 한 분들은 ‘히브리스’ ‘그리서도’ 해도 잘 아시지만, 초신자에겐 발음이 틀리면 의미 전달이 제대로 안 된다”며 “목회자처럼 영향력이 큰 분일수록 키워드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나운서플랫폼은 보이스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아카데미와 아나운서 섭외를 위한 매니지먼트를 결합한 기관이다. 청주MBC UBC울산방송 아나운서를 지낸 이 대표는 현재 MBC아카데미 아나운서스쿨 주임교수로 강의 중이다. 목소리 관련 일대일 코칭 전문가다. 이 대표는 다음 달 14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 4층의 크로스로드 선교회에서 ‘설교자를 위한 스피치 마스터 클래스’를 연다. 강의에 앞서 이 대표에게 목회자와 목소리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호흡입니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천천히 뱉는 복식호흡이 중요합니다. 호흡이 짧으면 듣는 성도들이 불안해지고 말하는 목사님도 실수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호흡법 단련으로 길게 말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어 발성입니다. 사람마다 성대가 허락하는 편안한 톤이 있습니다. 대화는 자연스러운데 강대상에만 서면 목소리를 죽 깔거나 한 옥타브 높아지는 등 변성기가 오는 분들이 계십니다. 목이 금방 쉬어 버립니다. 치아를 아래위로 벌린 상태에서 입을 다물고 허밍을 해보며 성대가 가장 편안해하는 톤을 잡고 설교를 시작하면 좋습니다.”

이 대표는 진주에서 초중고와 대학까지 졸업한 후 국어교사가 되기 위해 서울에서 교육대학원에 다녔다. 졸업을 앞두고 교생 실습을 나갔는데 사투리가 심해 학생들이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부끄러움을 느낀 그는 맹훈련 끝에 발음 억양 발성을 교정하고 진로도 아나운서로 틀었다.

“목회자의 경우 설교할 때 ‘3P’가 중요합니다. 강조점을 말하는 파워(Power), 속도를 조절하는 페이스(Pace), 쉼을 두는 포즈(Pause)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를 말할 때, 강조점은 일단 ‘무엇’에 두는 게 좋습니다. 속도 역시 ‘무엇일까요’ 부분을 천천히 발음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쉼입니다. ‘여러분v우리에게v중요한v것은vvvv무엇v일까요’ 식으로 중요한 대목 앞에서 네 박자 정도 쉬는 겁니다. 성도들은 듣다가 설교자가 멈추니까 긴장감을 느낍니다. 단어의 전달력이 극대화되고 말하는 사람에게 주도권이 넘어옵니다. 이런 일시정지 화법의 대가가 고 옥한흠 목사님이셨습니다.”

이 대표의 배우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에 속한 윤성재(46) 목사다. 윤 목사는 “사모의 역할보다 보이스 트레이닝 전문가로서 세상을 섬기는 달란트가 중요해 아내의 활동을 후원하고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5년 전부터 한국어깨동무사역원에서 8주 과정의 새터민 표준어 교실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어깨동무사역원이나 크로스로드 선교회처럼 목회자 사역을 돕는 곳에서 스피치 훈련으로 섬길 기회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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