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출 게임 하다보니 말씀이 쏙쏙”

국민일보

“방탈출 게임 하다보니 말씀이 쏙쏙”

월드사랑교회, 아동·청소년 대상 시간 내 문제 푸는 프로그램 운영

입력 2019-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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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사랑교회는 방탈출 게임을 성경과 접목해 지난해부터 매월 교육부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29일 ‘십자가 사랑’을 주제로 진행한 방탈출 게임에서 이연우 정연주 이진아 이선아양(오른쪽부터)이 방문을 열기 위한 힌트를 찾기 위해 문제를 풀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초등학교 5학년인 네 명의 아이들이 머리를 맞댔다. 우리도 한번 같이 풀어보자. 산수 문제다. “물병+물병+물병=30, 물병+잔+잔=58, 잔+떡 2개+떡 2개=584. 그렇다면 잔+떡×물병은?”

29일 서울 송파구 월드사랑교회(박요한 목사)가 전도 주일에 진행한 ‘방탈출’ 게임 현장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 유행하는 그 ‘방탈출’이다.

게임은 밀폐된 방에서 시작된다. 정해진 시간 안에 방 안의 퀴즈들을 맞혀야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 힌트를 조합하면 방문을 열 수 있다. 문제 유형은 산수부터 넌센스까지 다양하고 난이도도 제각각이다.

시간은 흐르는데 문제를 풀긴 쉽지 않다. 무전기로 도움도 요청했다. 1분을 남기고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렸고 잠시 뒤 밖에서 문이 열렸다.

중대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연우 정연주양과 송파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진아 이선아양은 탈출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지 선생님에게 달려가 서운함을 토로했다. 선생님 말로는 아이들이 20분 내내 불청객인 기자가 지켜보는 걸 부담스러워 했단다.

진아와 선아양은 지난해 4월부터 이 교회를 다녔다. 그 전엔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다. 전도지 속 방탈출을 보고 호기심에 찾은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연우양은 친구인 연주양을 전도하는 데 이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재미만 준 게 아니다. 아이들은 매월 방탈출 게임으로 성경 말씀을 익혔고 성취감도 느꼈다.

연우양은 “선생님한테 배운 건 잘 잊어버리는데 방탈출에서 경험한 문제들은 안 잊게 된다”고 했다. 선아양은 “친구들과 협력하며 푸는 방식을 터득했다. 특히 문이 열릴 때 기분은 최고”라고 말했다.

월드사랑교회는 2016년부터 2년간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금요기도회가 끝나면 교역자와 성도들이 홍대나 강남 일대 방탈출 게임방을 찾아 문제 패턴을 익혔다. 여기에 성경을 접목했다. 1월 ‘천지창조’, 2월 ‘복의 근원’ 등 성경 순서대로 매월 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여름성경학교가 있는 7월이나 성탄절이 있는 12월엔 ‘천국과 지옥’ ‘지저스 크라이스트’처럼 특별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이달의 주제는 ‘십자가 사랑’이었다.

성경을 무턱대고 가르치는 건 아니다. 앞서 산수 문제가 그랬다. ‘최후의 만찬’ 그림 아래서 아이들이 답을 추리하며 은연중에 예수님이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떡과 잔을 나누며 교제했음을 알게 했다. 이 문제에서 물병은 10, 잔은 24, 떡은 140이니 정답은 1424다.

그새 교육부 아이들은 두 배나 늘어 40명을 넘었다. 출석 성도 50여명인 교회의 전체 성도 중 절반이 교육부 아이들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외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 7월 침례신학대에서 열린 한·미 연합캠프에선 700명의 초·중·고등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독일 영국 등 유럽 4개국 교계 기관들이 선교사를 통해 월드사랑교회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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