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사 외압에 욕설까지 한 한국당 소속 법사위원장

국민일보

[사설] 수사 외압에 욕설까지 한 한국당 소속 법사위원장

입력 2019-10-09 04:05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발언이 해괴하다. 자신이 피고발인에 포함된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이 수사영역이 아니라며 검찰에 수사 중지를 요구했으니 말이다. 국회 선진화법은 폭력행위 등으로 국회 회의를 방해할 경우 처벌하도록 명시돼 있다. 신속처리대상으로 지정된 안건(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물리적 수단을 동원했다면 당연히 수사대상이다. 한국당 소속 의원 상당수는 이 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검찰이 소환하면 출석해 유무죄를 다투면 된다. 이런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법적 다툼을 벌이면 되는데도 아예 수사대상이 안 된다는 식으로 억지 주장을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여 위원장의 논리는 궁색하다. 여 위원장은 7일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 등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패스트트랙 자체가 불법 사보임에 의해 가결된 것”이라며 “그런 것은 정치 문제이지,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패스트트랙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에게 한 말이다. 그러면서 “수사할 건 수사하고, 하지 말 건 하지 않는 게 진정 용기 있는 검찰”이라며 사실상 수사 중단을 주문했다. 패스트트랙을 저지한 것이 정당행위라는 주장인데 그건 검찰에 나가 소명하면 될 일이다. 국감장에서 감사위원 자격으론 해서는 안 될 부적절한 발언이다. 피감기관의 수사 책임자에게 공공연히 외압을 가한 셈이다. 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 것과도 배치된다. 조 장관을 감싸고 도는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 개혁을 핑계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공세를 펴온 게 한국당이다. 근데 그런 주장이 무색하게 자신들이 연루된 사건은 유야무야 넘겨버리라고 검찰을 겁박하니 이런 자가당착도 없다.

여 위원장이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자신의 의사진행에 항의하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웃기고 앉았네. X신 같은 게”라고 욕설을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게 생중계돼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 커지자 여 위원장은 뒤늦게 사과를 했다. 하지만 막말과 욕설은 국회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저질 국회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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