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조사 위헌… 협조 거부” 조직적 보이콧 나선 트럼프 진영

국민일보

“탄핵조사 위헌… 협조 거부” 조직적 보이콧 나선 트럼프 진영

입력 2019-10-09 19:08

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조사가 근거가 없고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탄핵 조사에 대한 협조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핵심 증인의 탄핵 조사 증언을 막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도 하원 조사를 거부했다.

트럼프 진영이 조직적으로 탄핵 조사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원의 탄핵 조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탄핵 조사 방해이며 새로운 탄핵 사유”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간 정면충돌 양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은 이날 민주당 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당신들은 기본적인 공정성과 헌법상 규정된 절차를 위반한 방식으로 (탄핵) 조사를 계획하고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당파적이고 헌법에 위배되는 (탄핵)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펄론 고문은 하원이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 표결 없이 탄핵 조사를 개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시펄론 고문은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탄핵 조사 거부 말고는) 다른 선택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국무부도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증인 중 한 명인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에게 이날로 예정됐던 하원 탄핵 조사에서 증언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선들랜드 대사는 하원 조사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도착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선들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뒷조사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군사지원 보류 카드로 압박했는지 여부를 밝혀낼 ‘키맨’이다. 하지만 국무부는 하원 조사 불과 몇 시간 전에 선들랜드 대사의 입을 막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 줄리아니도 “하원 조사에 대한 협조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백악관의 조사 거부에 대해 “대통령은 법 위에 있다”고 비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또 다른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진영이 하원의 찬반 표결 없이 탄핵 절차가 개시됐다고 문제 삼는 데 대해 펠로시 의장은 “헌법이나 하원의 규칙, 전례에는 탄핵 조사를 진행하기 전에 하원 전체가 투표해야 한다는 필요조건은 없다”고 밝혔다. 학자들도 민주당 편을 들었다. 미주리대 법학교수 프랭크 보우맨은 “하원은 원하는 방식에 따라 (탄핵)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어떤 측면에서는 대통령 측 대리인들을 탄핵 조사에 참여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재안을 제시한 셈이다.

탄핵 정국이 요동치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미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연구소가 공개한 전국단위 조사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지지율 29%로 바이든 전 부통령(26%)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워런 의원이 전국단위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각종 정치여론조사 결과들을 집계하는 웹사이트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도 이날 워런 의원이 26.6%로 바이든 전 부통령(26.4%)을 0.2% 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장지영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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