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에 발 벗고 나서라

국민일보

[사설] 문 대통령이 국민 통합에 발 벗고 나서라

갈등과 분열의 책임 정치권에 돌려선 안돼… 조국 사태로 상처입은 국민 달래고 야당과의 협치 추진해야

입력 2019-10-22 04:01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주요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대통령부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체로 국민들에게 주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갈등과 분열의 책임을 여전히 야당에 돌리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문 대통령은 “국민 통합이라는 면에서는 우리 나름대로 협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많은 분야에서 통합적인 정책을 시행하면서 나름대로 노력해 왔지만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에 정치권의 역할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야당과의 협치나 통합적인 정책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조국 임명을 강행해 갈등과 분열이 증폭됐다. 국민 통합을 하려면 먼저 이런 잘못을 인식하고 책임을 통감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검찰 개혁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개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국민의 공감을 모았던 사안도 정치적 공방이 이뤄지면서 국민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 설치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라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야 할 사안이다. 무엇보다 국민 통합의 첫걸음은 상처 입은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는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이런 대목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집권 후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최고의 국정 목표로 세우면서 공정한 사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분야별 특권이나 반칙을 청산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고,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불공정과 특권, 반칙으로 요약되는 조국 사태 때문에 ‘이건 나라냐’는 말이 나온 현실과 한참 동떨어진 발언이다. 문 대통령이 조국 사태를 제도 속 불공정 요인으로 규정한 것도 제도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비친다.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분노한 것은 제도가 아니라 권력자의 위선이다.

문 대통령은 종교 지도자들에게 국민 통합과 화합을 위해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종교 지도자들보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대통령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야당 대표들과도 만나 협치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국민들의 마음에 와 닿는 통합 메시지를 내놓기 바란다.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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