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미복 차림 이낙연 총리, 일왕에게 문 대통령 친서 전달

국민일보

연미복 차림 이낙연 총리, 일왕에게 문 대통령 친서 전달

“레이와시대, 日국민 더 행복해지길”… 연회서 새 연호 인용해 축하메시지

입력 2019-10-23 04:04
이낙연(왼쪽) 국무총리와 남관표 주일대사가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연미복 차림으로 도쿄 지요다의 고쿄(일왕이 거처하는 궁)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즉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에게 친서를 통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국 정부를 대표해 즉위식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일본에 도착한 이 총리는 연미복 차림으로 도쿄 지요다의 고쿄(일왕이 거처하는 궁)에서 열린 즉위식에 참석했다. 이 총리는 즉위식 참석 후 “대단히 장중한 일본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즉위식 행사 성격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따로 만나거나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이 총리는 이날 밤 고쿄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 나루히토 일왕 및 아베 총리와 인사를 나눴다. 이 총리와 나루히토 일왕이 만난 것은 지난해 3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이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에게 “레이와(令和)의 새로운 시대에 일본 국민이 더욱 행복해지기를 기원한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 시대의 새 연호인 레이와를 인용하며 이같이 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보내는 친서 외에 일왕에게도 별도의 친서를 외교경로를 통해 전달했다. 친서에는 즉위를 축하하는 말과 함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일왕이 적극 나서 달라는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방일 기간 일본 주요 인사들에게 한·일 양국이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 총리는 이날 새벽 출국에 앞서 성남 서울공항에 나온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 만나 “이번 단 한번의 방문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기대하지 않지만 그래도 한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아일보 특파원 시절이던 1990년 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식을 취재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귀중한 인연으로 방문하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출국 직전 SNS에 올린 글에서도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치·경제 지도자들과 만나 한·일 간 대화를 촉진하도록 말씀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방일의 하이라이트는 24일로 예정된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개별 면담이다. 면담 시간은 비록 10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총리를 통해 문 대통령의 친서가 아베 총리에게 전달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한·일 협력의 중요성과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아베 총리가 이 총리 혹은 별도의 외교채널을 통해 문 대통령 친서에 답을 한다면 지난해 9월 이후 완전히 단절된 양국 정상 간 대화가 복원될 수도 있다. 특히 이달 말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3(한 중 일) 정상회의나 다음 달 16~17일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있다.

다만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남관표 주일대사는 “(한·일 간) 대화가 있다는 것은 대화의 의지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그 부분(정상회담)까지는 아직 이야기하기 조금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뒤집히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이 총리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일본 각료의 언급을 인용하며 일본 정부 내 회의적인 시각을 전했다.

최승욱 기자, 도쿄=손재호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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