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오피스 같은 교역자 사무실? 소통이 확 트였다!

국민일보

공유 오피스 같은 교역자 사무실? 소통이 확 트였다!

교회 신축 대신 내부 환경 개선한 만나교회 가보니

입력 2019-10-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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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삼 목사(왼쪽 두 번째)가 23일 분당 만나교회 교역자 사무실에서 부교역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성남=강민석 선임기자

경기도 성남 분당 만나교회(김병삼 목사)가 내부 공간을 혁신했다. 공간의 변화는 어린이와 장애인, 어르신의 편리에 초점을 맞췄다. 교역자 사무실에는 공유 오피스 개념을 도입했다. 소통과 협력을 위해서다.

23일 방문한 만나교회의 변화는 교회 마당에서부터 찾을 수 있었다. 탄천과 맞닿아 있는 서쪽 담장 옆으로 나무 데크를 설치하고 그 위에 여러 개의 테이블을 놓았다. 장애인 부서인 ‘소망부’는 접근성을 높였다. 휠체어 이동을 위한 경사로도 곳곳에 만들었다.

교회 1층은 영·유아·유치부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1995년 건축한 뒤 한 번도 수리하지 않았던 로비도 청년 작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지하 1층 주차장은 어르신들을 위한 700석 규모의 예배당이 됐다.

가장 큰 변화는 교역자 사무실이다. 교회 안에 흩어져 있던 사무실을 한곳으로 통합했다. 모아 놓기만 한 건 아니다. 칸막이와 벽을 헐고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탁 트인 공간은 공유 오피스로 재탄생했다. 공유 오피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주로 사용한다. 책상 같은 비품이나 업무에 필요한 공간을 공유하는 걸 말한다.

사무실이 마련된 7층으로 올라갔다. 승강기의 문이 열리자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IT기업에서 볼 법한 사무실 환경이 펼쳐졌다. 330㎡(100평)쯤 되는 공간은 이 교회 60여명 교역자들이 함께 사용한다.

사무집기는 검은색으로 통일했다. 칸막이는 한 개도 없다. 흰색으로 마감된 벽과 사무집기의 조화가 뛰어났다. 사무실 한가운데에는 커피 라운지가 마련돼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대화하는 장소다. 전화 심방을 위한 전화부스도 마련했다. 소규모 회의실도 세 곳 신설했다.

교역자들도 정해진 책상이 없다. 먼저 앉는 목회자가 하루 동안 책상의 주인이다. 김병삼 목사만 개인 사무실이 있다. 하지만 6.6㎡(2평)가 넘지 않는다. 회의실과 서고는 부교역자들과 공유한다. 서고는 9층에 마련했다.

이전의 공간 배치는 전통적 교회와 다름없었다. 부서나 팀에 따라 별도의 사무실을 사용했고 곳곳이 벽으로 막혀 있거나 거리가 떨어져 있다 보니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획기적으로 변한 사무실은 교회 분위기까지 바꿨다. 열린 공간이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분당 만나교회의 부목사가 전화부스 안에서 교인과 상담하는 모습. 성남=강민석 선임기자

김 목사는 “과감한 시도였는데 반응이 너무 좋다”면서 “공간이 주는 철학이 큰데 이런 변화가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반색했다. 그는 “소통을 아무리 강조해도 갇히고 폐쇄된 공간에서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업무 효율성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했다. 이어 “기존 공간을 활용하면 공간을 신축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라며 “한국교회의 공간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계를 맡은 아키태그(ARKITAG) 건축사무소 안두현 대표도 “교회들은 칸막이가 많고 폐쇄적인데 내부 공사를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변할 수 있다”면서 “공간 활용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성남=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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