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역사적 아픔 주고 현재 압박하는 상황, 미안한 마음”

국민일보

“한국에 역사적 아픔 주고 현재 압박하는 상황, 미안한 마음”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새에덴교회 예배서 소신 발언

입력 2019-10-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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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27일 새에덴교회에서 소강석 목사(왼쪽 두 번째)와 환담을 나누며 일본의 역사적 과오, 한·일 양국의 평화적 협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용인=강민석 선임기자

하토야마 유키오(72) 전 일본 총리가 27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예배 현장을 찾아 일제강점기 노동자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24일 ‘2019 순천 평화포럼’ 기조발제에서도 “한반도를 식민지화했던 일본의 잘못된 역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동아시아 평화의 중요한 테마”라고 강조했다.

성도들에게 “안녕하십니까”라며 한국어로 인사를 전한 하토야마 전 총리는 “가해자인 일본을 대표해 한국 국민에게 역사적 아픔을 준 것과 불필요한 정치 경제적 압박을 하는 현 상황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일기본조약으로 개인 청구권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응은 적절치 않다”며 “탄광 노동자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등의 역사적 진실이 더 널리 알려지고 일본은 이를 적극적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강조해 온 ‘동아시아 공동체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국가는 수단이고 사람이 목적이어야 하는데 그게 뒤바뀌었을 때 자국중심주의가 나타나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우애”라면서 “일본과 한국 성도들 사이에도 우정과 우애가 지속돼 양국에 타인을 존중하는 사회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의 이날 예배 참석은 하루 전 ‘제1회 3·1운동 UN유네스코평화대상 시상식’에서 만난 소강석 목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국제부문, 유관순 열사가 국내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새에덴교회의 예배는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예배’로 진행됐다. 성가대는 준비했던 성가곡 대신 소 목사가 작사·작곡한 ‘함께 걸어요’를 찬양했다.

소 목사는 “일본이 역사를 반성하고 한국은 일본을 용서해 화해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앞장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대한민국과 일본이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소 목사가 일본의 역사적 만행을 눈물로 사죄했던 도이 류이치(1939~2016) 의원을 언급하자 하토야마 전 총리는 “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립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예배에는 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 등 기독 정치인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이자 진보 정치인인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15년 서대문형무소에서 일본의 식민 통치와 위안부 피해 역사에 대해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지난 12일엔 일본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했다.

용인=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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