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하나님의 선물] 다자녀 둔 외국인 교수 두 가정… “자녀는 하나님 축복의 통로”

국민일보

[생명은 하나님의 선물] 다자녀 둔 외국인 교수 두 가정… “자녀는 하나님 축복의 통로”

<2부> 빌드업 생명존중문화 ⑨ 한동대

입력 2019-11-0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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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엔로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장(왼쪽)과 데이비드 먼디 교수(뒷줄 오른쪽 두번째) 가족이 30일 경북 포항 한동대 교정에서 함께했다.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은 아시아에서 하나밖에 없는 3년제 미국식 로스쿨이다. 졸업 후 미국 변호사 시험 응시 자격이 부여되는 이곳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성경 말씀에 순종한 미국인 교수 2명이 재직하고 있다. 6남매를 둔 에릭 엔로(47) 대학원장과 8남매를 둔 데이비드 먼디(41) 교수다.

2004년 한동대에 부임한 엔로 대학원장은 슬하에 아이린(22·여) 한나(20·여) 가나(17·남) 에스더(13·여) 엘리안(6·여) 제임스(4·남)가 있다. 첫째부터 셋째까지는 미국에서, 넷째부터 막내까지는 경북 포항에서 낳았다. 대학생인 첫째와 둘째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나머지는 포항에서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그는 “20년 전 아내와 가족계획을 세우면서 성경 속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확실한 메시지는 ‘자녀는 하나님의 축복 통로’였다는 것이다”고 회고했다.

이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돈이나 권력, 명예가 아니라 많은 자녀를 통해 축복을 주셨다”면서 “부부가 자신의 삶이 불편해진다는 이유로 의도적으로 출산을 거부하거나 낙태를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축복을 거부하는, 매우 잘못된 행위”라고 우려했다.

먼디 교수 부부는 2007년 1월 한동대에 부임했다. 첫째 줄리아(13·여)만 미국에서 낳고 루시아(11·여) 와슨(10·남) 바이바(8·여) 미첼(6·남) 헨리(4·남) 포터(2·남) 노라(1·여)는 포항에서 출산했다.

아내 에린 먼디(37)씨는 “남편처럼 로스쿨에 진학하려 했지만, 교회에서 장년 성도들로부터 ‘젊었을 때 엄마가 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나이가 들어선 불가능하다’는 충고를 듣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면서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사랑의 공동체를 위해 엄마의 길을 선택한 것은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고 했다.

먼디 교수 식구들은 12인승 승합차를 타고 다닌다. 한 달에 한 번씩 근처 대형마트에 가서 식료품만 90만원어치를 구입한다. 매일 세탁기와 건조기를 3회씩 돌리며, 대형 식기세척기도 사용한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교수 사택을 활용하고 모든 옷은 물려 입는다. 기독교 세계관을 전수하고 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해 홈스쿨링을 한다. 에린 먼디씨는 “매달 식비를 우선순위로 지출 계획을 세우며 살고 있다. 작은 것에 감사하는 습관이 몸에 뱄다”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은 당신이 반드시 책임져주신다”고 했다.

먼디 교수는 “한국 엄마들은 자녀 한 명만 키워도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한다”면서 “물론 육아가 힘들긴 하지만 형제자매가 늘어날수록 서로의 친구, 교사가 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의대 진학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겠다는 여자 청년을 만난 적이 있다”면서 “집에서 자녀를 돌보는 것을 여성에게 희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던데, 밖에서 일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희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듯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학위와 직업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늙을 때까지 우리를 책임져 주지는 못한다”면서 “이 세상에서 ‘죽기 전까지 일만 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제발 젊은이들이 가정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향후 출산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하나님만이 아신다. 우리가 마지막 아이를 낳을 때 주께서 아내의 태를 닫으실 것”이라며 웃었다.

미국인 교수가 생각하는 대가족의 장점은 무엇일까. 엔로 대학원장은 “부모가 하나님의 말씀을 철저히 신뢰하면서 경제적 어려움 등을 극복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비록 2개의 침실이 좁다 하더라도 대가족의 기쁨은 결코 빼앗지 못한다”면서 “크리스천으로서 아이를 적게 낳겠다는 생각 속에 어쩌면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인간적 힘으로 가족을 책임지겠다’는 사고가 깔려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먼디 교수는 “만약 10년 전 주변 사람들처럼 정관수술을 했다면 지금 딸 둘만 있었을 것”이라면서 “6명의 아이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불가능하다”고 손을 내저었다.

다출산을 실천한 두 교수는 저출산 위기 앞 한국교회가 선지자적 목소리를 내놔야 한다고 충고했다. 먼디 교수는 “우리 식구 10명이 재래시장에 나가면 ‘어린이집에서 나왔느냐’고 묻거나 애국자라며 칭찬해준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미국인일 뿐이며, 한국의 저출산 문제 앞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한국 국민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이민자까지 받아들이려고 하던데, 출산은 그렇게 ‘아웃소싱’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이어 “교회가 먼저 출산문제 앞에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젊은이들에게 ‘하나님이 책임져 주시니 젊고 건강할 때 하루빨리 결혼해 새 생명을 낳아야 한다’고 외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엔로 대학원장도 “교회는 한국사회에 잘못 자리 잡은 결혼 및 출산 기피 분위기에 맞서야 하며, 자녀가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사실을 적극 알려야 한다”면서 “동시에 생명 대신 돈 권력 명예를 선택하라고 종용하는 사회를 향해 ‘회개하라’고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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