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의학 칼럼] 감정을 지배하는 감정이 있다

국민일보

[성경 의학 칼럼] 감정을 지배하는 감정이 있다

입력 2019-11-07 00:06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의 안에 거하느니라.” 바로 요한일서 4장 16절의 말씀이다.

오늘은 ‘감정을 지배하는 감정이 있다’는 내용을 고민해보자. 된장찌개를 먹을 때 그 안에는 된장의 짠맛도 있고 양파의 단맛도 있다. 고추의 매운맛도 들어가 있고 두부의 담백한 맛이나 육수의 걸쭉한 맛도 들어 있다. 된장찌개를 먹을 때 그 맛이 하나로 어우러진 복합체를 맛보는 것이다.

사람의 감정 역시 마찬가지다. 감정은 단일하지 않고 복합적이다.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였을 때 카인의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죽이고 싶은 미운 감정 하나는 아니었을 것이다. 카인이 동생을 죽이기까지 카인 안에 일어난 감정들은 단일성이 아니라 복합성이었다. 원망이나 허무감, 분노, 열등의식이 있었다. 한편에서는 동생에 대한 애정과 동생을 유독 사랑하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있지 않았을까.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감정의 복합체가 카인의 내면에 있었다.

이런 복합적인 감정은 카인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있다. 우리도 복합적인 감정이 있다. 미워 죽을 것 같은 남편도 뒤돌아 자는 모습을 보면 측은하기도 하다. 내 앞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걱정하는 게 복잡한 우리 감정의 단면이다.

그렇다면 복합적인 감정의 세계를 다스릴 길은 뭘까. 바로 그것이 핵심 감정이다. 감정은 복합적일지라도 그 감정 중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핵심감정이 있다. 핵심 감정이 한 사람 안에 지배력을 가지면 일생 그 감정의 지배를 받게 된다.

어려서부터 내면에 자리 잡은 핵심 감정은 자기 안에서 ‘신념’이나 ‘신화’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나는 강해야 한다’거나 ‘내가 잘해야지,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아. 나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성공해야 한다’는 식으로 스스로 동기 부여할 때도 있다. 그러면서 스스로 만든 신화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그런 신념이나 신화의 이면에는 반드시 그 사람을 사로잡고 있는 핵심 감정이 들어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이란 사실 나를 지배하는 핵심 감정에 다른 감정들이 섞여 외부로 드러나는 느낌이다.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와 예수님을 판 가룟 유다나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베드로는 예수님이 돌아가신 뒤 후회하며 회개했다. 반면 가룟 유다는 후회는 했지만, 회개가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슨 차이였을까. 바로 핵심감정에 차이가 있었다.

베드로는 예수님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 마음에 예수님을 부인했던 죄책감이 더해졌을 때 자살이 아닌 회개로 이어졌다. 가룟 유다는 예수님에 대해 계산이라는 핵심 감정이 깔려 있었다. 거기에 예수님을 팔아먹었다는 죄책감이 더해지자 회개가 아닌 자살을 택한 것이다.

초록색에 빨간색과 파란색을 더하면 흰색 비슷한 색깔이 나온다. 그런데 노란색에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검은색과 비슷한 색깔이 나온다. 핵심 감정이 초록이냐 노랑이냐에 따라 같은 빨강 감정과 파랑 감정을 섞더라도 전혀 다른 색깔이 되는 셈이다.

정의감을 가진 사람에게 분노의 감정이 더해지면 결국 분노가 드러나지만, 위엄도 더해진다. 왕 같은 고귀한 분노로 표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기적인 자기애에 빠진 사람에게 분노가 더해지면 추함이 느껴진다.

복합적인 감정 중 주인 노릇을 하는 핵심 감정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핵심 감정이 부정적이고 상처받았다면 감정의 주인 자리를 바꿔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화를 내시기도 하고 징계와 채찍을 내리기도 하셨다. 그러나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핵심 감정은 사랑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그 사랑이 우리 안에 핵심 감정이 된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우리 안에 있다면 그 감정이 우리 안의 복합적인 감정을 지배한다. 분노가 일더라도, 미움이 일더라도 사랑이 있다면 결국 사랑이 된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는지 돌아보라. 사랑한다면 오늘 느끼는 감정은 결국 사랑이 될 것이다.


이창우 박사(선한목자병원 원장)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