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넘게 모았습니다” 두만강 건너온 북한 십일조 할머니

국민일보

“60년 넘게 모았습니다” 두만강 건너온 북한 십일조 할머니

[이용희 교수의 조국을 위해 울라] <11> 믿음 잊지 않은 북한 성도들

입력 2019-11-08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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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희 에스더기도운동 대표(앞줄 가운데 남성)와 중보기도자들이 2011년 7월 백두산 천지에서 북한동포의 해방을 간구하는 기도회를 가진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2011년 7월 에스더기도운동 중보기도자들과 북·중 국경지역 기도여행을 다녀왔다. 투먼(도문)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두만강 폭이 좁아 다수의 북한 주민들이 탈북하는 곳이었다. 2009년 로버트 박 선교사도 성경을 품고 투먼 다리를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다. 또 취재 중이었던 미국인 여기자 두 명이 북한 보위부에 체포돼 강제북송된 곳이기도 하다.

투먼 지역은 수많은 탈북민이 밤에 몰래 두만강을 넘어오다 총에 맞아 죽은 곳이었다. 살아서 강을 건넜다 해도 인신매매범에 잡혀 짐승처럼 팔려가는 한 맺힌 땅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한 조선족 교회 목회자의 간증을 들었다. 바로 에스더기도운동 기도팀이 투먼에 도착하기 전 주에, 북한 할머니 한 분이 60년 동안 모았던 십일조를 드리고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6·25가 지나고 60년이 넘도록 십일조를 모아왔습니다. 통일이 돼 우리 마을에 교회가 세워지면 십일조를 헌금하려 했는데 이제는 제가 통일의 날까지 살아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죽기 전에 이 십일조를 교회에 드리기 위해서 두만강을 넘어왔습니다. 이 십일조를 받아주십시오.”

할머니는 십일조를 드린 후 그날 밤 다시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돌아갔다. 식량이 없어서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주린 배를 움켜쥐고 십일조를 모아온 북한 할머니의 십일조 이야기다.

이런 분 앞에서 “우리가 준비 안 됐으니 통일은 아직 이릅니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도 목숨 걸고 숨어서 예배드리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찬송을 읊조리듯이 부르며 기도하는 북한 성도들이 있는데, 우리의 나태한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1945년 해방 이후 분단 74년 동안 복음 듣지 못하고,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초상화에 절하다가 죽을 운명의, 2000만명도 넘는 북한 동포들의 피 값을 주님은 누구 손에서 찾을 것인가.’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딤전 5:8) 얼마 전에 기독교 방송국에 녹화하러 갔는데, 북한에 관심 있는 피디가 내게 질문을 했다. “언제 통일이 되겠습니까.” 그때 이렇게 답했다. “한국교회 하기에 달렸습니다.”

다니엘서 9장에 보면 소년 시절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다니엘이 유대인의 포로 생활이 70년 만에 끝난다고 기록된 예레미야서의 예언의 말씀을 읽고, 이 말씀이 성취되도록 금식기도를 시작한다. 이때 다니엘은 80세가 넘는 나이였다.

“나 다니엘이 (성경)책을 통해…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알려 주신 그 연수를 깨달았나니 곧 예루살렘의 황폐함이 칠십 년 만에 그치리라… 내가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쓰고 주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기를 결심하고.”(단 9:2~3)

성경에 기록된 예언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기도를 통해 이뤄진다. “주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느니라 그래도 이스라엘 족속이 이같이 자기들에게 이루어 주기를 내게 구하여야 할지라.”(겔 36:37)

이 말씀에서 보듯이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것들이 있을지라도 그것이 이뤄지도록 우리가 마땅히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아합왕에게 가서 3년 만에 비가 올 것을 얘기하라고 하셨다. 엘리야는 아합에게 다시 비가 올 것이라 말하고 그냥 쉬고만 있지 않았다. 그는 갈멜산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땅에 꿇어 엎드려 머리를 무릎 사이에 넣고 비가 오기를 간절히 기도했으며 사환을 통해 비구름을 확인할 때까지 계속 기도했다.

하나님의 뜻과 계획과 예언도 성도들의 기도를 통해 성취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니엘도 70년 만에 바벨론 포로 생활이 끝난다는 예레미야의 예언이 마침내 성취되도록 금식기도에 돌입했다. 북한 동포들에게 해방과 자유와 복음을 누리게 하는 복음통일은 분명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뜻이다.

이제 우리의 친족, 가족인 북한 구원을 등한시했던 우리의 죄악을 회개하며 한 핏줄인 북한 동포 구원을 위해 급한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도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는 약 22만명이 구금돼(태영호 공사 증언) 고문과 굶주림, 강압적 중노동, 성폭행, 영아살해, 생체실험, 공개처형 등으로 처참하게 인권유린을 당하며 죽어가고 있다. 분단 이후 지옥 같은 정치범수용소의 고통 속에서 죽어간 우리 동포들은 현재까지 100만명이 넘는다.

이 시간에도 수많은 탈북자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몽골 티베트 러시아 등지에서 도망 다니며, 극심한 고통과 위험 속에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다. 김일성 일가 우상화 신격화 체제 속에서 영혼과 육신이 함께 짓밟힌 채, 복음 없이 죽어가는 북한 형제자매들이 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하나님 우편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통곡하시고 중보하신다.

전 세계에서 가장 핍박받는 땅, 한 핏줄인 우리 동포들이 복음 듣지 못하고 죽어 가는 그 땅을 위해 우리의 마음이 급해져야 한다. 더 이상 통일을 늦출 수 없다. 남한교회에 북한구원, 복음통일은 피할 수 없는 부르심이다.

이용희 교수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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