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국립공원→제주국립공원 확대 싸고 갈등

국민일보

한라산국립공원→제주국립공원 확대 싸고 갈등

오름·곶자왈·연안해역 포함 4배로… “자연 보호” vs “재산권 제한”

입력 2019-11-08 04:07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 도민토론회에 참가한 토론자가 7일 제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정부와 환경당국이 한라산국립공원에 인근 오름과 곶자왈, 연안해역을 포함시켜 지금 면적의 4배로 확대하려던 계획이 주민 반대에 휩싸여 좌초 위기에 처했다.

지난 6월 환경부가 주민과 임업인 반대로 타당성 연구용역을 중단한 후,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가 7일 갈등 조정을 위한 첫 도민 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이견 대립은 여전했다. 개발정책으로부터 제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선 국립공원 지정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소득활동과 재산권에 제한을 받을 것이라 우려하는 주민들 입장이 충돌한 것이다.

‘제주 국립공원 확대 지정은 기존 한라산국립공원(153㎢)에 오름 일부와 해양도립공원, 곶자왈도립공원 등을 포함시켜 기존의 4배가 넘는 총 673㎢의 국립공원(해상 290㎢, 육상 383㎢)을 만드는 계획이다. 제주도가 환경부에 국립공원 지정을 요청했고, 환경부는 국립공원 지정·공원 계획 초안을 마련한 뒤 국립공원 지정 타당성 조사 용역(2018.3~2019.8)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우도, 추자도 주민과 임업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난 6월 용역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자연공원법에 따라 환경부로 공원관리가 이관되면서 개발보다 보전에 더 많은 방점이 찍힌다. 제주 국립공원 확대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이날 도민 토론회에서도 찬성과 반대 입장은 전혀 거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시민단체와 학계 관계자들은 국가공원 지정이 개발로부터 제주 자연을 보호하는데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립공원이 되더라도 제약과 제한보다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설 설치가 허용하고, 환경교육과 놀이의 장소로서 활용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또 임업 채취 등 1차 산업활동과 어업 등 주민들의 소득활동은 전혀 제한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사유지 재산권 행사와 소득활동 제한, 기존 개발계획 차질을 깊이 우려했다. 한라산 중턱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임업인들은 “오래전 한라산국립공원이 지정되면서 함께 표고버섯을 재배하던 많은 사람들이 산을 떠난 전례가 있다”고 했다. 추자도 주민들은 추자항 개발사업 차질과 관광객들의 낚시 행위 제한으로 인한 소득 감소를 걱정했다.

환경부의 국립공원 토지매입 예산이 턱없이 작아 사유지 재산권 침해가 클 수 밖에 없다는 성토도 이어졌다.

일각에선 제주국립공원 지정 추진이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제주도의 개발 위주 정책을 먼저 고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제주=글·사진 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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