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고입·대입 정책… 학생·학부모는 혼란스럽다

국민일보

쏟아지는 고입·대입 정책… 학생·학부모는 혼란스럽다

자사고 등 일반고 일괄 전환 이어 서울 대학들 정시비중 확대 담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월말 발표

입력 2019-11-09 04:06

교육부가 고교와 대학 입시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들을 쏟아내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조국 사태’ 불똥이 입시 공정성 문제로 튀자 민감한 입시 정책을 즉흥적으로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방식은 시·도교육청 평가를 통한 단계적 전환에서 일괄 전환으로, 대입 정시비중 확대는 ‘절대 불가’에서 ‘적극 유도’로 바뀌었다.

8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말 서울 소재 대학들의 정시비중 확대를 담은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이 발표된다. 당초 이달 셋째 주가 유력했으나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예고한 정시 확대 구체안이 공개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비교과 영역을 축소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지난 7일 발표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서는 고교 입시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자사고·외고·국제고가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5년 3월부터 일반고로 전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반고 가운데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해온 학교에 주어졌던 특례를 없애는 것도 큰 변화다.


입시 전문가들은 고입과 대입 제도 변화로 초등학교까지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먼저 현재 초등학교 4학년(2009년생) 이하는 이번 고교서열화 해소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고교학점제를 처음 적용받으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지원할 수 없다. 영재학교나 과학고 합격자가 아닌 대다수는 일반고 지원을 강요받게 된다. 일반고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는 한 중학교 진학 시점부터 대학 진학률이 높은 교육특구나 명문학군으로 이동을 고민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초등학교 5, 6학년의 경우 자사고·일반고·국제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해당한다. 이들 학교에 합격해 다니는 와중에 일반고 신입생들이 들어온다. 교육부는 재학생의 경우 기존 교육과정을 적용받게 할 방침이어서 한 학교에 두 교육과정이 운영될 전망이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선호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중학생은 교육부의 이번 고교평준화 조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다만 중3의 경우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을 앞두고 일괄 폐지가 발표돼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내년 운영성과평가(재지정 평가)를 통한 일반고 전환 계획이 철회되고 2025년 일괄 전환 방침이 발표돼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돼 선호도가 올라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

고교 1학년생은 이달 말 대입 개편안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정시 확대 폭이다. 정시 확대 폭에 따라 입시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정부가 이달 말 대학들에 ‘정시 40% 이상’ 같이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내년 4월 발표되는 2022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으로 넘길 경우 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학종 비교과 영역의 변동 부분도 향후 입시 전략과 학교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교육부의 ‘조변석개(朝變夕改)’식 정책으로 정책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락한 상태다. 현재 추진되는 입시 정책이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입시 전문가는 “고입과 대입에서 불확실성이 큰데 당국의 정책 신뢰도는 바닥이다. 정부가 학부모들을 사교육이나 사설 컨설팅으로 내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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