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넘치는 환대는 축복의 통로

국민일보

[오늘의 설교] 넘치는 환대는 축복의 통로

창세기 24장 10~20절

입력 2019-11-1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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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모리아 산에서 외아들 이삭을 바친 아브라함에게 자손의 약속을 주셨습니다. 아내 사라가 죽은 후 아브라함은 그의 늙은 종 엘리에셀을 그의 고향으로 보내 이삭의 아내를 찾게 했습니다. 그는 아브라함의 형제 나홀의 성에 이르렀을 때 낙타들을 성 밖 우물 곁에 꿇리고 먼저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자손의 약속을 이루실 분은 그가 아니라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사명 앞에 먼저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의 종의 기도는 매우 구체적입니다. 물을 달라는 요청 앞에서 “마시라 내가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창 24:14)고 대답하는 여인이 있다면 이삭의 신부로 여기겠다는 기도입니다. 엘리에셀은 젊은 여인들의 일터인 우물 곁에 찾아갔지만 이삭의 신부는 하나님께서 찾아주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도 때로는 매우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기도는 5분이면 금방 끝납니다. 그러나 자녀가 엄마에게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듯 기도해보십시오. 이렇게 기도하노라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갈 것입니다. 그 시간 동안 하나님과 대화하고 교제하면서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행복하게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종의 기도는 매우 구체적이었지만 자신의 욕심에 따라 하는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구체적인 기도제목은 이삭의 아내가 될 자격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나그네에게 물 한 잔 주는 일만 해도 칭찬받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이삭의 아내가 되려면 부탁받지 않은 일도 할 수 있는 환대의 여인이어야 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종의 합당한 기도는 곧바로 응답되었습니다. 리브가가 우물 곁으로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종은 아직 그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때때로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 기도에 이미 응답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기에 힘들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 기도에 응답하시고자 하시는 마음을 품으셨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 눈으로 아직 확인하지 못한다 해도 우리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하나님은 리브가의 반응을 통해 기도의 응답을 보여주셨습니다. 엘리에셀이 “네 물동이의 물을 내게 조금 마시게 하라”(창 24:17)고 요구했을 때 리브가는 급히 반응했으며, 그 종의 낙타들이 마실 물까지 주었습니다. 리브가는 “당신의 낙타를 위하여서도 물을 길어 그것들도 배불리 마시게 하리이다”(창 24:19)라고 했습니다.

리브가는 요구받은 것 이상을 했습니다. 낙타 10마리를 배불리 마시게 하기 위해서는 약 1000ℓ, 즉 1t의 물이 필요했습니다. 항아리가 10ℓ 정도의 물을 담을 수 있다면 리브가는 낙타 10마리를 위해 100번은 우물까지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요구받지도 않은 환대를 베풀기 위해 무거운 물 항아리를 지고 왕복달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그네의 가축까지도 불쌍히 여기는 그녀의 마음이 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로마서 12장 8절은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고 말씀합니다. 넉넉한 환대와 섬김은 이러한 자기희생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환대의 여인을 통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자손의 축복이 이루어집니다.

우리에게 불쑥 찾아오는 불청객 늙은 종은 누구입니까. 누가 물 한 잔을 요구받았을 때 그의 낙타들을 “배불리 마시게 하리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나라는 자기희생을 통해 환대를 베푸는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약속된 자손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리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우리에게 그렇게 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리브가처럼 환대를 베푸는 사람에게 더 큰 복을 주시고 세상의 복으로 삼아주실 것입니다.

이경직 목사(백석대 조직신학 교수)

◇이경직 목사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독일 콘스탄츠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백석대에서 목회학석사, 조직신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백석대 신대원 조직신학 교수로 대학원 교학처장과 개혁주의생명신학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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