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무역전쟁 막을 ‘지식재산’ 방패로… 풀뿌리산업 기 살린다

국민일보

[이제는 지방시대] 무역전쟁 막을 ‘지식재산’ 방패로… 풀뿌리산업 기 살린다

특허청, 산업경쟁력 대책 발표

입력 2019-11-14 18:01 수정 2019-11-14 18:44
지난 8월 개최된 일본 수출 규제 대응 관련 ‘소재·부품 및 장비 관련 중소기업 애로사항 청취 등 현장소통 간담회’의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현대 기술패권의 원천은 무형(無形)의 지식재산이다. 주요 국가들은 지식재산을 무기로 산업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산업전쟁은 지식재산의 확보, 즉 핵심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선점하느냐에 성패가 달린 게임이기 때문이다.

한일 무역분쟁은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일본의 각종 규제로 국내 기업현장에서의 어려움이 있었던 사례가 바로 그렇다. 다행히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지만, 이는 일본이 핵심기술·노하우를 특허로 선점하거나 영업비밀 보호로 시장지배력을 확보했던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분쟁 등 주요 국가의 기술패권 선점을 위한 경제전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에서 미국이 지식재산 보호를 핵심 이슈로 제기하는 것도, 중국이 4차 산업혁명 분야 특허확보에 전력투구하는 것도 미래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기술패권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이제는 국가적 차원의 지식재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빅데이터 활용한 특허기술 분석

특허청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및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 전략 및 혁신대책’에 이은 후속조치로 ‘지식재산 기반의 기술자립 및 산업경쟁력 강화 대책’을 14일 제93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표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지식재산 기반 기술강국 실현’이라는 비전 아래 추진되는 이번 대책은 지식재산 기반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립의 가속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산업경쟁력 강화 전략이 담겼다.

대책은 특허 기반의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립, 지식재산 중심의 국가 R&D 시스템 혁신,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 경쟁력 제고, 공정경제 및 미래선점을 위한 지식재산 인프라 혁신 등 4대 전략으로 구성됐다.

특허청은 먼저 핵심품목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추진할 때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개발(IP-R&D)’ 전략을 전면 적용, 중소기업 등의 자체기술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연구개발에 빅데이터를 적용할 경우 전 세계 모든 기업·연구소 등의 R&D 동향, 산업·시장 트렌드 등이 집약된 4억3000만여건의 기술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경쟁사의 특허를 회피하거나 결정적인 기술노하우의 단서를 찾을 수 있어 R&D 성공률을 높이고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AI 기반의 ‘국가 특허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 유망기술을 발굴하고 산업별 동향을 중소기업에 제공하는 등 특허 빅데이터의 민간 활용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특허 빅데이터는 미래시장을 주도할 혁신기술 발굴의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때문에 특허청은 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 5대 산업분야의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민간·R&D 부처에 제공해 기획에 반영토록 하고 신산업 및 주력산업 27대 분야에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미세먼지·화재진압·생활방사선·생활용품·감염성질환 등 5대 사회현안도 특허 빅데이터 분석으로 해결방법을 마련하는 한편, 정부 R&D 전체 주기에도 빅데이터 활용체계를 구축해 R&D의 효율을 극대화한다.

중소·벤처기업 경쟁력 강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는 기술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특히 원활한 자금 흐름과 탄탄한 투자는 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이다.

특허청은 중소기업 등이 지식재산을 담보로 보다 쉽게 돈을 빌리고 투자받을 수 있도록 올해 7000억원 수준인 지식재산 금융을 2022년 2조원까지 대폭 확대한다. 여기에 벤처캐피탈 펀드의 지식재산권 직접소유를 허용하고, 지식재산 가치평가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식재산 투자를 저해하는 규정을 정비한다.

창의적 아이디어·기술 기반 혁신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특허청은 해외 특허 확보 등을 지원해 지식재산 기반의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하고, 특허심사관·시장전문가가 함께 혁신특허 창업기업을 발굴한다.

특히 사업화 컨설팅·투자유치기회 등을 제공하는 한편 이공계 대학원생 창업팀의 지식재산경영·아이템검증·제품개발을 지원하는 등 혁신창업을 장려한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해외특허 확보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IP출원·수익화지원 펀드, IP 창출·보호 펀드를 조성해 시장가치가 높은 해외특허의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이밖에 해외에서의 중소기업 기술보호를 위해 범정부 대응 협의체와 피해기업 TF를 통한 국가별 실태조사, 해외지식재산센터 확대 등 기존보다 강력한 지식재산 보호체계를 구축한다.

지식재산 인프라 혁신도 담보

지식재산은 창의적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기술탈취 예방, 혁신기업의 지식재산 보호를 통해 ‘기술이 제값 받는 사회’를 조성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지식재산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상표·디자인을 포함한 지식재산 전반으로 ‘3배 징벌배상 제도’를 확대하고, 특허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의 상한을 침해자 이익의 전액으로 현실화한다. 또 특허·영업비밀 관련 침해소송 초기에 침해자와 피침해자가 증거자료를 상호교환하는 ‘디스커버리제도’도 도입해 분쟁의 조기해결을 촉진한다. 이 경우 변호사·변리사·증거분석전문가 등 지식재산 관련 전문 직업군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밖에 특허청은 미래 신기술 개발을 가속화 할 수 있는 혁신 인프라도 구축한다. AI·빅데이터 등 융복합기술 전담 심사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심사투입시간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4차 산업혁명 선점을 위한 심사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 지식재산 혁신의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특허청 명칭·기능 등의 개편에 관한 협의도 추진한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지식재산제도가 발달한 영국과 미국이 과거 3차례의 산업혁명을 주도했듯, 강력한 지식재산 정책으로 AI·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선점하는 국가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이라며 “국민 1인 당 특허출원 세계 1위인 우리나라가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을 발휘, 기술과 산업을 혁신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박원주 특허청장
“특허 선점, 경제전쟁 승패 좌우… 미래 우위 확보 위해 총력”


박원주(사진) 특허청장은 “지식재산 기반 기술의 자립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기술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14일 발표한 ‘지식재산 기반의 기술자립 및 산업경쟁력 강화 대책’에 대해 이 같이 밝히고 기술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을 설명했다.

먼저 박 청장은 “최근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소재의 수출 규제로 기업현장에서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국제적으로도 미·중 무역분쟁 등 미래 기술패권 선점을 위한 경제전쟁이 심화되며 각국의 수출여건 악화가 우려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기술패권의 원천은 무형의 지식재산이다. 주요 국가들이 지식재산을 무기로 산업지배력을 강화하고, 미래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신속한 특허 선점은 기술·산업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결국 미래 산업과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식재산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박 청장은 이번 계획을 통해 특허 기반의 기술자립, 국가 연구개발(R&D) 시스템의 혁신,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 경쟁력 강화 및 공정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핵심은 빅데이터를 통한 특허기술 분석이다. 특허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연구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뿐 아니라 R&D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특히 특허분석으로 파악한 핵심품목의 대체기술 정보가 기업에 제공되면 공급선 다변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박 청장은 “빅데이터는 전 세계의 R&D 동향이 집약된 기술정보다. 이를 분석하면 R&D 성공률을 높이고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며 “인공지능 기반의 ‘국가 특허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민간기업들의 특허 빅데이터 활용을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1인당 특허출원 세계1위인 우리나라가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기술과 산업을 혁신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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