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에 맞선 하나님의 의병] (5) 하루 2만원으로 암 치료 받는 요양병원 32세에 개원

국민일보

[동성애에 맞선 하나님의 의병] (5) 하루 2만원으로 암 치료 받는 요양병원 32세에 개원

입력 2019-11-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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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안섭 원장이 지난 7월 경기도 남양주 수동면 수동연세요양병원 앞에서 말기 암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2007년 2월 공중보건의 근무를 마쳤다. 곧바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호스피스 전문의로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장기 입원이 어려운 대학병원 속성상 암 환자를 위한 통합적 진료와 복음 전도는 쉽지 않았다.

하루는 독거 암 환자를 돌보는데, 쪽방촌에서 지내며 어렵게 치료받는 현실을 봤다. 독거 암 환우들은 청국장이 암에 좋다며 당시 6000원짜리 청국장을 하루 3번 먹었다. 쪽방 이용료 하루 5000원, 암 극복을 위한 북한산 등산 교통비로 왕복 2000원이 필요했다. 매일 2만5000원은 있어야 한국에서 독거 암 환자로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만 해서는 무서운 말기 암 증상을 다스릴 수 없었다.

‘그래, 하루에 2만원만 있어도 제일 좋은 식사와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암 요양병원을 만들자. 쪽방촌에 홀로 지내는 독거 암 환우들이 마음 놓고 오실 수 있도록 하자. 그분들에게 제일 좋은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며 복음을 전하는 구원의 방주 역할을 하는 곳을 만들자.’

그러던 차에 집안 어르신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세계 복음화와 민족 복음화에 헌신한 훌륭한 목사님이셨다.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복음을 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3년부터 경기도 남양주에 12층짜리 연면적 1만6528㎡(5000평)의 대형 실버타운 공사를 시작하셨다고 했다.

52㎡(16평)짜리 130채, 105㎡(32평)짜리 65채를 지었는데, 분양이 제대로 안 됐다. 건축 경비를 충당하지 못해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미분양 소문이 흉흉하게 돌자 기존 입주자들이 80억원에 이르는 입주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했다. 부동산 시장에 내놨지만,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80억원이 넘는 보증금과 그 밖의 복잡한 채권 때문이었다.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경매 위기까지 처했다. 어르신은 다급한 목소리로 부탁하셨다. “염 목사, 이대로 실버타운이 망하면 교회까지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네. 이렇게 되면 뉴스에 나오고 주님의 이름이 땅바닥에 떨어지게 돼. 실버타운을 인수하고 요양병원을 시작해보는 게 어떻겠나.”

어르신의 제안을 받고 남양주 수동면으로 향했다. 실버타운 건물 8층에 올라가니 축령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환한 빛이 실내에 비췄다.

‘아, 여기가 하나님께서 예비해주신 공간이구나. 공기도 좋고 자연환경도 최고다. 암 환자들이 있기에 최적의 상황이다.’ 당시만 해도 서울 변두리 요양병원에서 암 환자를 돌본다는 생각 자체가 흔치 않았다. 다들 대학병원에서 치료받다가 변두리 요양병원으로 이동해 죽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그 시절엔 대부분 시내에 자리를 잡고 재활 위주로 환자를 돌봤다.

실버타운 건물은 분명 하나님이 주신 사역 터전이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하지만 두려울 게 없었다. 분명한 응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으로부터 시작해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큰어머니, 먼 삼촌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찾아가 돈을 빌렸다. 실버타운 건물을 담보로 수십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32세의 새내기 의사에겐 불가능해 보인 일이었지만 하나님의 뜻이 분명했기에 산적한 문제는 크게 보이지 않았다. 모든 문제는 기도로 하나둘 돌파해나갔다. 결국, 120억원이 넘는 돈을 만들어 건물을 인수했다.

2008년 3월 15일 드디어 암 환자를 위한 요양병원을 개원했다. 병원명은 수동연세요양병원으로 했다. ‘수동’은 지역 이름이고, ‘연세’는 내가 졸업한 의과대에서 따왔다. 어렵게 시작하다 보니 홍보를 할 여력조차 없었다.

“주님, 돈이 없어 암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정성껏 섬기기 위해 요양병원을 시작합니다. 재정 형편이 어려운 그분들이 하루 2만원만 있어도 정성스러운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예수님 다시 오실 그날까지 2만원의 원칙을 지키게 해주십시오.”

요양병원은 서울 외곽에 있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환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하셨다는 말 말고는 도무지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수동연세병원에 더 크고 놀라운 계획을 갖고 계셨다. 개원 1년 후인 2009년 4월 어느 날이었다. 내 인생을 바꾼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장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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