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기 역전 드라마는… 바로 ‘민족의 예배’

국민일보

위기의 시기 역전 드라마는… 바로 ‘민족의 예배’

최상일 목사의 ‘민족의 예배를 회복하라’ <10·끝>

입력 2019-11-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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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서 지난달 열린 ‘홀리위크 10주년 WE(위) 페스티벌’에서 청년들이 민족을 위해 뜨겁게 예배하고 있다.

‘2018 홀리위크’를 성황리에 마쳤으나, 정작 10주년 되는 올해에는 여러 사정으로 너무 바쁜 나머지 준비조차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난 6월 말 길에서 우연히 일산광림교회 박동찬 목사님을 만났다. 목사님은 내게 많은 통찰력을 주시고 작년부터 전폭적으로 후원해주는 분이시다. 카페에서 오랫동안 대화했는데 대화 주제는 결국 홀리위크밖에 없었다. 하나님은 그렇게 10주년 홀리위크 준비에 다시 시동을 거셨다.

올해 홀리위크의 마지막 날 광장집회는 10월 중순으로 정했다. 그런데 10월 신청표를 보니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 주말은 모두 서울시 행사가 있어 신청이 아예 불가한 상태였다. 지금까지 인도하신 수많은 기적을 떠올리며 기도했다. 표를 다시 보니 10월 13일 마라톤대회가 눈에 들어왔다. 문득 ‘마라톤은 오전에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10월 13일 오후부터 사용하도록 배려받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길이 없다고 할 때 주님은 길을 여셨다.

10주년이라 해서 대단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내려놓았다. 오히려 홀리위크의 본질인 기도와 거룩함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내 삶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 마음과 영이 다시 무뎌졌다.

지난 9월 초 감리사협의회 선교여행이 있었다. 2주간 여행이었지만 나는 홀리위크 준비로 일주일도 안 돼 혼자 돌아왔다.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한다는 보도를 들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비행기에 올라타는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웃고 떠들면서 자리 잡는 승객들의 모습이 재난 영화의 서두처럼 느껴졌다.

혹시 몰라서 나는 평소 잘하지 못했던 인사를 아내와 사역자들에게 보냈다. “사랑해, 여보.” “여러분, 사랑합니다.” 인천공항에 가까워지자 비행기가 갑자기 굉음을 내면서 다시 솟구쳐 올라갔다. 착륙에 실패한 비행기는 인천 상공을 돌기 시작했다. 비행기들이 일본으로 다 몰렸는지 기수를 즉시 일본으로 돌리지도 못하고 한 번 더 착륙을 시도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30분 가까이 지나도록 비행기는 출렁거리며 선회만 계속했다. 태풍은 점점 더 가까이 오고 있었다. 바이킹 같은 비행기 때문에 토하는 승객들이 나오고, 남자 승무원은 승객들을 진정시켰다.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요나처럼 어려움의 순간에 회개 기도와 함께 서원 기도를 드렸다. 그러자마자 마음속에 “괜찮을 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도 바울이 승선할 때 위험을 예감했다가 유라굴로를 만났을 때 담대했던 것 같았다.

나는 속으로 선포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바람은 잠잠해져라!” 몇 번을 그렇게 하는데 비행기가 내려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착륙에 성공했다. 승객들은 환호하고 손뼉 쳤다. 주님께 감사를 드렸다. 나와 보니 인천공항에 착륙한 비행기는 우리밖에 없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선포하면서 스스로 황당하다고도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 기도 응답이었는지 모른다. 이 일을 계기로 오늘 하루의 생명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남은 기간을 거룩함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2019 홀리위크’는 다음세대에 집중했다. 청소년과 청년세대를 위한 예배가 대전과 서울에서 두 번씩 드려졌다. 특히 홍대 공연장에서 드린 문화사역자 콘퍼런스는 정말 감격이 넘쳤다. 교회가 놓치고 있는 문화 영역에 예배와 거룩함을 세워나가는 계기가 됐다. 모든 예배에 은혜가 가득했고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실 것을 믿었다.

하나님은 한 개인에게 복 주시기 위해 예배를 요구하실 뿐 아니라 어떤 공동체에도 복을 주시기 위해 그 공동체의 예배를 요구하신다. 하나님은 국가와 민족에도 예배를 요구하신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결코 개인적이지 않다. 이스라엘의 절기는 모든 백성이 하나님께 나아오며 일회성이 아닌 매년 돌아오는 절기로, 하루 이틀의 행사가 아닌 일주일의 예배와 축제로 드렸다.

하나님은 민족의 예배를 통해 민족에게 복을 주셨다. 그래서 국가가 어려움을 당할 때 미스바의 예배처럼 국가적 예배를 회복하라 하신다. 엘리야는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상징하는 돌을 쌓아 제단을 수축했는데 개인의 예배가 아닌 민족의 예배라는 의미이고 이 예배가 결국 하늘 문을 열었다. 히스기야, 요시아, 에스라, 느헤이먀가 일으킨 종교개혁의 정점에는 항상 일주일간의 예배와 축제가 등장한다.(대하 30:21, 대하 35:17, 스 6:19, 느 8:18)

나라를 잃어버린 시대에 우리 민족은 원산대부흥운동, 평양대부흥운동을 통해 민족적 예배를 세워나갔다. 예배를 회복했을 뿐인데 하나님은 독립을 선물로 주셨다. 전후에도 ‘EXPLO 74’(658만명) ‘77 민족복음화대성회’(700만명) ‘80 세계복음화대성회’(1635만명)와 같은 거국적 집회들을 통해 대한민국은 부흥과 축복을 선물 받았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영적 침체와 더불어 인본주의적인 정치 입법 언론 문화 사상에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역전시킬 하나님의 전략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민족의 예배’이다. 에스더 시대의 통쾌했던 역전 드라마는 누구의 지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유대인이 다 모여 3일간 드린 금식 성회 때문이다.(에 4:16)

지금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연합해 하나님 앞에 예배할 때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거룩한 주간에 모든 국민이 광장과 거리를 메우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꿈을 꾼다. 명절처럼 매년 이때가 되면 하나님 앞에 모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민족이 될 것이다. 10년 전, 가난한 지역에서 무명의 청년들을 통해 시작하신 이 일을 하나님이 성취하실 것을 믿고 오늘도 기도한다. “이러한 백성은 복이 있나니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는 백성은 복이 있도다.”(시 144:15)

최상일 목사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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