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혜련 (12) 이혼 후 새로운 만남… 아! 이 사람도 크리스천

국민일보

[역경의 열매] 조혜련 (12) 이혼 후 새로운 만남… 아! 이 사람도 크리스천

같은 아픔 공유하다 친구에서 부부로… 평생 존댓말 할테니 교회 가자는 제안에…

입력 2019-11-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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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련 집사가 2011년 경기도 고양시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붕어빵’ 프로그램 1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아들 김우주군과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나는 2012년에 이혼했다. 대중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서 아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많이 고민하고 노력도 했다. 하지만 끝내 이혼 절차를 밟게 됐다. 아이들에게도 큰 상처와 아픔을 안겨줬다. 나의 삶은 매우 피폐해져 갔다. 모든 게 싫었다. 인기도 돈도 방송도 말이다.

이혼 후 방송을 접고 중국에서 지냈다. 중국어를 전공한 바로 밑의 여동생이 중국어를 가르쳐줬다. 중국어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유학을 결심했다. 현지 대학 방문 후 도움을 주신 분들과 함께 식사하러 갔다. 우연히 그곳에서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그 사람도 나처럼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그와 대화를 하다 보니 나의 아픔을 나눌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위로해 주는 좋은 친구가 됐다. 그 사람이 바로 지금의 사랑하는 남편이다. 몇 달 동안 좋은 만남을 이어가던 어느 날이었다. 그가 갑자기 나에게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하나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아니 이건 또 웬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알고 보니 이 사람도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을 믿은 크리스천이었다. 이성미 언니의 휴대폰 번호를 지워버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종교로 부딪히기 싫었던 나는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하나님을 믿지 않지만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내가 내린 결론은 세상의 모든 종교는 하나라고 생각해. 인간이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진리는 힌두교든 불교든 천주교든 기독교든 다 똑같다고 생각해. ”

그러자 대뜸 그 사람은 화를 버럭 내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 자기는 진짜 잘못 알고 있어. 절대로 똑같지 않아. 다른 모든 것들은 인간이 만든 종교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진리이자 신앙이야.” 흥분해서 말하는 그의 눈에서 불이 나올 것만 같았다.

종교 이야기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아주 민감한 사안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 사람을 저지시켰다. “그만 이야기하자. 자기도 성미 언니랑 똑같아!”라며 쏘아붙였다. 그 후 더는 이야기가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남편은 ‘조혜련이 꼭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중보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주일이면 남편 혼자 한인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어느 주일이었다. 이날은 세례를 받은 내 또래의 자매가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나누는 간증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남편은 그 자매의 간증을 듣던 중 내 얼굴이 그 자매와 겹치는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다. 아직도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며 받아들이지 않는 내가 강대상 위에서 간증하며 예수님을 증거하는 모습이 환상처럼 보인 것이다.

“하나님, 조혜련도 저 자매처럼 예수 만난 경험을 간증할 수 있게 해주세요.” 남편은 나를 전도할 기회만 엿보며 간절히 중보기도를 했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두 살 어린 남편은 나에게 늘 반말을 했다. 나는 서로 존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존댓말을 쓰자”고 부탁했다. 그러자 남편은 조건이 하나 있다고 했다. “평생 존댓말을 할 테니 교회 한 번만 가자!”

주일 교회에 한 번만 함께 가 주면 평생 존댓말을 해준다는 것이었다. 머릿속으로 계산해보니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교회 한 번 가는 거로 평생 존댓말을 들으며 살 수 있다니 괜찮네!’ 그때 나의 종교에 관한 가치와 철학은 탄탄했다.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남편에게 교회에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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