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예수-권홍] “머리에 축복해주는 헤어디자이너 키우는 일 생각만 해도 설레요”

국민일보

[나와 예수-권홍] “머리에 축복해주는 헤어디자이너 키우는 일 생각만 해도 설레요”

헤어디자이너 위해 선교회 설립한 권홍 헤어아카데미 대표

입력 2019-11-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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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권홍아카데미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고난을 통해 예배하는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일을 지키기 어려운 헤어디자이너들을 위해 가로수길 선교회를 세워 매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제 전문이 올림머리다 보니 주일을 지키기가 어려웠어요. 주일에 결혼식이 몰리다 보니 신부 올림머리를 해준 뒤에야 교회로 뛰어갈 수 있었죠.”

주일에 더 바쁜 헤어디자이너들을 위해 ‘가로수길 선교회’를 만든 권홍 대표의 이야기다. 국내 최대 미용전문학교인 권홍아카데미와 권홍헤어 등을 운영하는 그를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사무실에서 만났다.

권 대표는 “삶 자체를 예배드리듯 살고 싶었다”면서 “회사도 교회처럼 운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가 예배의 삶을 살게 된 건 견디기 어려운 고난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다. 시작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어머니가 고혈압으로 쓰러지셨어요. 절박한 마음에 다니지도 않던 교회를 찾아갔죠. 기도하는 방법도 몰라 그냥 빌었어요. 살려달라고. 그러면 교회 가겠다고.”

어머니는 회복됐고 그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교회에 출석했다. 하지만 고난은 계속됐다. 군 제대 후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가정 형편도 어려웠다.

“부모님의 뒷바라지는 기대하기 어려워 미용을 선택했어요. 그래도 평범한 미용 기술자는 되기 싫어 유학길에 올랐죠.”

일본 도쿄 미용전문학교에서 4년, 영국 비달사순과 토니앤가이에서 3년을 공부했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주일예배는 빼먹지 않았다. 하지만 신앙의 깊이는 여전히 얕았다. 그때 새로운 도전이 다가왔다. 기도도 제대로 못 하는 청년이 영국 한인교회 회장이 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신앙이 깊어졌고 기도할 줄 아는 청년이 됐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또다시 고난이 찾아왔다. 치매였던 어머니는 귀국한 지 6개월 만에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중풍으로 쓰러져 누워 있었다.

그래도 일은 잘 풀렸다. 직원으로 일하던 그는 헤어숍을 열면서 스타일북을 내놨고 이 책이 인기를 끌면서 유명 강사가 됐다. 이를 계기로 2000년 권홍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이듬해엔 헤어숍인 권홍헤어 점포를 열었다. 지금은 서울 부산 대전 등 주요 도시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수십 개의 헤어숍 체인점을 두고 있다.

하나님과의 약속인 ‘예배의 삶’을 지키려는 노력도 계속됐다. 힘들게 주일 성수를 하던 자신을 떠올리며 아카데미와 헤어숍에서 아침 예배를 드렸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직원들도 참석하도록 했다. 점심 예배도 드리고 목요일 저녁 기도회도 가졌다. 아침 예배와 달리 직원 각자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겼다.

“크리스천 경영자들도 회사에서 예배드리는 게 힘들다고 고민합니다. 하나님은 안 무섭고 사람들의 눈만 무서워하나 싶었죠. 제 소망은 예배드리는 자가 망하지 않음을 저를 통해 보여 주는 거예요.”

새로운 고난이 닥쳐왔다. 하나님이 그의 믿음을 시험하는 듯했다.

“미용 기술을 가르치는 방송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강사로 나서야 할 직원들이 그만두기 시작했어요. ‘예배를 드리며 미용 일을 하는 게 계속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죠.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미용을 포기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시는 것 같았어요.”

영적인 방해도 있었다. 직원들과 기도하던 중 자신을 비웃는 사탄을 봤다. 오기가 생겼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기도를 놓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고난은 축복으로 돌아온다’는 걸 깨달았다. 그만둔 직원들을 대신해 권 대표가 직접 미용 기술을 가르치는 방송을 내보냈다. 시청자는 물론 아카데미를 찾는 학생도 늘었다.

“그동안 숱하게 겪었던 고난이 하나님께서 축복을 주시기 위해 마련한 것임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2017년 가로수길 선교회를 세웠다. 직장예배 때 기도하고 회개한 직원들이 주일을 지키지 못해 교회에서 다시 멀어지는 것을 목격한 뒤였다. 청년 사역자인 고직한 선교사 등도 일터교회를 만들라고 조언했다. 목회자가 없어 교회 대신 선교회를 만들었지만, 덕분에 평신도 교육에 집중할 수 있었다.

“주일성수, 헌금 등 외면적 믿음도 중요하지만, 내면적 믿음도 중요해요. 하나님과 개인적 관계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거든요. 내면적 믿음을 쌓기 위해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묵상하도록 했어요.”

예배 참석자들은 공통된 말씀을 일주일 동안 묵상한다. 주일엔 삶 속에서 말씀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나눈다. ‘이웃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실천했나’ ‘기독교인의 삶을 살았는가’ 등이 주제다. 처음엔 대답을 꺼리던 이들도 삶이 달라짐을 경험한다. 하나님이 ‘내 삶’에 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되니 죄를 짓고는 예배에 편하게 앉을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권 대표는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올해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기독 미용 대안고등학교다. “우리나라 미용 기독 문화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만들 겁니다. 머리에 축복을 주는 헤어 디자이너를 만드는 것, 생각만 해도 설레고 기대돼요.”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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