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예배·노인대학 사역… 어르신 섬기며 복음도 전달

국민일보

노인예배·노인대학 사역… 어르신 섬기며 복음도 전달

[김종원 목사의 행복목회] <12> 다시 일어나 꿈꾸는 사람들

입력 2019-12-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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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중앙노인대학 졸업생들이 지난 28일 제5회 졸업식에 참석해 학장 김종원 목사(앞줄 가운데)와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제공

“어르신, 정확하지 않아도 됩니다. 비슷한 곳에 대충 표시하시면 돼요.”

할머니 한 분이 설문지를 작성하시는데 10분 넘도록 머뭇거리신다. 망설이는 항목은 자녀의 방문 횟수, 경제적 상황을 확인하는 부분이다. 망설임이 쉬이 가시질 않는다.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사실대로 기록했다가 혹여 자녀들이 욕을 먹을까 걱정되는 마음 때문이다. 본인의 삶이 행복과 거리가 멀어도 자녀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실상을 감추고 홀로 외로움을 견디는 어르신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나라 고령 인구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매년 25만명의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데 이는 하루 평균 800명의 노인이 추가된다는 의미다. 노인의 수는 빠르게 늘어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에 대한 이해나 복지의 향상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자녀가 있어도 의지하기가 쉽지 않고 병약해진 자신을 스스로 돌보기도 버겁다. 건강한 몸과 의지가 있어도 사회활동에서 소외돼 경제적 어려움과 상실감, 외로움을 경험한다.

이 같은 현실 앞에 경산중앙교회는 노인들을 위한 사역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단순히 갈 곳을 제공하고 외로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게 노인들에게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노인들이 배움을 통해 성취감과 삶의 활력을 경험하게 하는 것을 사역의 목표로 삼았다. 노인예배와 노인대학 사역을 시작한 배경이다.

1998년 시작된 노인예배는 경로당 사역에서 시작됐다. 경로당을 찾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의 행복을 전하고 주일에는 그들을 직접 예배 현장으로 모시고 와 함께 예배를 드렸다. 순수 장년 교회학교 성격의 노인예배는 4명의 어르신으로 출발해 현재 매주 130여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며 예배드리고 있다. 경로당 사역은 이후로도 꾸준히 진행한다. 매주 국수와 부침개를 만들어 어르신들을 찾아가 나누며 예수를 전하고 노인예배에 초대한다. 이제는 한 주라도 찾아가지 않으면 ‘왜 우리 경로당은 오지 않느냐’고 섭섭해하시기까지 한다.

경로당 전도는 행복한 사람들의 축제(경산중앙교회의 전도축제) 때 빛을 발한다. 지역에 있는 거의 모든 경로당 어르신들이 초대돼 한자리에 모이는데 1300여명이 교회로 발걸음을 옮기는 현장은 감동 그 자체다. 물론 교회 마당을 밟는 것과 회심은 별개이지만 평생을 교회와 상관없이 살던 이들이 교회에 첫걸음을 내디딘다는 것 자체가 회심의 시작이 되기 때문이다.

경산중앙노인대학 학생들이 지난 3월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제공

2013년부터 시작된 노인대학은 노인예배의 주중 사역이자 노인 사역의 확장된 모습이다. 더 많은 어르신이 쉽게 교회에 발걸음을 옮겨 ‘예수와 복음’을 접하도록 노인대학 사역이 시작됐다.

“경산중앙노인대학 대평동에 세워졌네. 지역사회 어르신들 행복하게 만들겠네. 배움 통해 행복하게 사랑 통해 행복하게. 변화되는 어르신들 행복하게 살겠네.”

노인대학 교가는 찬송가 261장(‘이 세상의 모든 죄를’)을 개사해 만들었다. 이 가사에는 경산중앙교회 노인대학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것은 바로 행복이다. 목요일 오전마다 이뤄지는 학생들의 교가 제창은 매우 감동적이다. 배움에 대한 기대를 넘어 대학생이라는 자부심과 소속감이 노인대학생들을 얼마나 활력이 넘치고 힘 있게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고단한 삶으로 인한 상실감과 외로움이 보이지 않는 행복 가득한 학생들을 볼 수 있다.

노인대학 과정을 통해 학생들 안에서 공유되는 행복은 한눈에 봐도 그 크기를 알 수 있을 만큼 크다.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진행되는 동안 진행자를 따라 함께 손뼉을 치고, 만세를 하듯 두 팔을 번쩍 들며 힘차게 외치고, 얼굴에 손 꽃받침을 만드는 사이 학생들의 얼굴엔 주름 대신 미소가 활짝 핀다. 그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 고민을 다 짊어진 사람도 눈 녹듯 고민이 사라진다. 이 시대의 어머니 아버지들만 선물해 줄 수 있는 농익은 온기가 미소에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인예배와 달리 노인대학은 오전과 오후로 학과를 나눠 수업이 진행된다. 성경반을 제외한 모든 학과에서 신앙을 강요하거나 기독교 용어를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다. 교사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아 그들을 섬기며 그리스도의 향기가 흘러넘치기를 기도한다. 그 결과 노인대학에는 현재 450여명의 수강생이 참여한다. 노인대학 초기 복음화율은 10% 미만이었지만 이제 30% 이상이 예수님을 믿게 됐다. 지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노인대학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얻어, 교회와 함께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귀하게 쓰이고 있다.

이제 경산중앙노인대학은 학생으로 등록한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의 현장에도 기쁨과 행복이 흘러가기를 소망한다. 무엇보다 예수로 인한 참된 행복을 누리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통로로서 쓰임 받기를 기대한다. 많은 어르신이 주변 도움을 받아 힘겹게 행복을 유지하기보다 자신이 행복해서 주변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고령의 때를 기대한다. 경산중앙교회 노인예배와 노인대학을 통해 꿈꾸는 어르신들이 다시 일어나길 기도한다.

김종원 목사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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