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 전자담배 폐손상은 기화 돕는 기름성분 때문?

국민일보

액상 전자담배 폐손상은 기화 돕는 기름성분 때문?

THC·비타민E 유력한 원인 추정… 근거 부족하지만 유사 변화 보고

입력 2019-12-03 04:04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액상 전자담배로 인해 발생한 미국 내 중증 폐손상 환자는 지난달 20일 기준 2290명, 사망자는 47명으로 늘었다.

현재까지는 대마초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과 THC 흡수를 돕는 기름 성분인 ‘비타민E아세테이트’를 액상에 섞어 피운 게 폐손상의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 환자는 니코틴 함유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액상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기름 성분인 ‘프로필렌 글리콜(PG)’과 ‘식물성 글리세롤(VG)’에 의한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PG와 VG는 액상을 기화시켜 에어로졸 형태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성규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은 2일 “THC와 니코틴이 원인이라면 대마초와 일반 궐련 사용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이미 발생했어야 했다”면서 “니코틴 없이 PG, VG만 함유한 액상 전자담배 흡연자의 폐세포에서 비정상적 지방질(lipids)이 관찰됐다는 연구논문이 지난 9월 해외 학술지에 발표됐다”면서 “한마디로 폐에 기름이 끼고 염증이 생겨 폐손상이 왔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규홍 안전성평가연구소 호흡기질환제품 유효성평가연구단장도 지난달 26일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에 참석해 “흡입 독성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지만 최근 PG, VG의 장기 흡입시 실험동물에서 액상 전자담배 폐질환자와 유사한 병리적 변화가 보고됐다”고 말했다. 또 “전자담배 액상 구성 성분은 아니지만 전자 기기 내 액상을 가열하는 코일 등으로부터 니켈 크롬 철 등 중금속이 묻어나와 에어로졸에 포함돼 흡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바닐린, 시나몬 등 액상에 첨가되는 가향물질도 세포·동물실험에서 독성 및 염증을 일으키는 걸로 알려졌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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