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구한 ‘119 응급안전알림 서비스’

국민일보

독거노인 구한 ‘119 응급안전알림 서비스’

전기료 부담에 장비 설치 꺼리다 새벽 긴급 출동 덕택에 건강 찾아

입력 2019-12-03 04:06
소방서 응급요원이 홀로 사는 노인의 집에 찾아가 응급안전알림 장비 이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8년부터 홀로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 가정에 응급안전알림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전북 남원에 혼자 사는 황모 할머니는 응급안전알림 장비를 설치하라는 양현영 119 응급요원의 권유를 계속 거부했다. 전기요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게 이유였다. 몇백 원밖에 안 나온다 해도 할머니는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전에도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 간 적이 있는 터라 양 요원은 할머니를 꾸준히 설득했고 할머니는 2017년 알림 장비를 설치했다.

지난 8월 29일 새벽 황 할머니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할머니가 양 요원에게 교육받은 대로 응급안전알림 버튼을 눌러 119 구급대를 불렀고, 남원의료원에서 맹장 수술을 받게 됐다. 9월 11일 오후 황 할머니의 119 신고가 또 떴다. 놀란 양 요원이 다급하게 전화하자 할머니는 “119 누르면 나한테 전화올지 알았어. 덕분에 수술 잘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서 눌렀어”라고 말했다. 양 요원은 “응급상황 후 고맙다는 전화를 하려고 응급 호출을 다시 누른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정보원은 2일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2019년 독거노인·장애인 응급안전알림서비스 성과보고 및 우수사례 발표회’를 개최했다. 양 요원은 이날 행사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2008년 도입된 응급안전알림서비스는 홀로 사는 어르신과 장애인 가정에 응급안전장비를 설치해 위급상황 발생 시 119에 자동으로 신고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위급한 상태인 어르신이 일일이 숫자 ‘119’를 눌러야 하는 방식을 개선한 것이다. 일반 전화처럼 생긴 이 장비는 버튼만 하나 누르면 119에 자동으로 신고가 들어가도록 설계됐다. 현재 전국에 약 9만9000개가 설치돼있다.

화재나 가스 센서는 이상 기운을 장비가 감지하면 자동으로 119에 신고되지만, 응급호출은 당사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야 한다. 장비가 있어도 신고하는 방법을 모르는 어르신이 많아 119 요원은 가정방문 시 장비 이용법을 어르신에게 상세히 가르쳐준다. 덕분에 실제 직접 응급호출을 하고 병원에 이송되는 어르신이 많아졌다고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홀로 사는 어르신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응급안전알림서비스는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