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행복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서로 헌신하게 이끌어

국민일보

가정 행복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서로 헌신하게 이끌어

[김종원 목사의 행복목회] <13> 가정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

입력 2019-12-0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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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부가 지난 4월 열린 제9기 사랑의 순례 부부수련회에서 서로 안은 채 교감을 나누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제공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1999년 처음 방영된 이래 대작 드라마가 별로 없는 금요일 시간대 최강 드라마로 자리 잡아 2009년 479회로 1기가 종영했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2기가 방영됐다. 사랑과 전쟁이라는 소재를 막장 드라마의 전형적인 클리셰만 나오는 드라마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이 드라마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사건의 정확한 고증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 이야기는 결혼생활의 어두운 부분을 다뤘다. 제목처럼 사랑하지만 전쟁 같은 결혼생활의 에피소드가 묘사된 드라마였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헤어지기 싫고 영원히 함께하고 싶어 시작된다. 그렇지만 실제 결혼생활이 날마다 행복하지는 않다. 행복하려고 결혼하지만 드라마의 내용처럼 말도 안 되게 싸우기도 하고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뭘까. 서로에 대한 이해나 지식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 성경적 결혼의 원리를 몰라서 그렇기도 하다. 따뜻한 가정에서의 경험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도 하고 미숙해서 그렇기도 하다.

그래서 경산중앙교회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정을 꿈꾸고 실제로 이루길 소망하며 10여년 전부터 가정사역을 시작했다. 교회에는 결혼을 앞둔 커플을 대상으로 한 결혼예비학교와 부부를 대상으로 한 사랑의 순례가 있다. 두 사역을 통해 하나님이 만드신 최초의 공동체인 가정이 어떠해야 하는지 가르치고 천국과 같은 가정의 모습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두 사역 모두 행복한 가정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 함께 노력하고 헌신하며 하나님께 가정을 온전히 맡기기를 결단하는 시간이다.

결혼예비학교는 경산중앙교회의 담임목사에게 주례를 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수 코스이다. 담임목사의 아내가 코치가 되어 3주간 결혼의 성경적 원리, DISC 행동유형 검사를 통한 서로의 차이 확인, 결혼생활에서의 세 가지 큰 주제에 대해 가르치고 상담한다. 이 시간을 지나면서 결혼을 앞둔 커플은 결혼의 목적이 연합과 헌신임을 배우고 다짐한다. 서로가 어떻게 비슷하고 다른지 확인해, 서로의 다름이 틀린 것이 아닌 다양함을 인정하고 연합해야 할 영역임을 발견한다. 또 재정과 성, 의사소통의 영역에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떻게 서로 섬길지를 논의한다. 3주 코스를 마친 후에는 담임목사와의 만남을 통해 서로를 축복하고 결혼예식을 준비한다. 교회에서 아름다운 가정, 모델이 되는 가정이 되기를 소망하며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다.

제8기 사랑의 순례 부부수련회 참석자들이 지난해 10월 경북 칠곡군 평산아카데미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경산중앙교회 제공

‘사랑의 순례’는 기혼자를 위한 사역이다. 2011년 다섯 가정의 헌신으로 시작됐고 9기까지 273가정의 순례자와 연인원 1000여명의 섬김이가 참여했다. 사랑의 순례를 통해 문제가 있는 부부가 회복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이혼 직전 가정이 돌아와 다시 시작하기를 다짐하기도 하고 믿지 않는 배우자가 참여해 은혜를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랑의 순례는 문제 부부만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더 사랑하기 위해 더 행복하기 위해 참여하고 실제로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고 더 소통하고 더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짐한다. 섬김이들을 통해 부부의 모델을 경험하기도 하고 코치를 받기도 한다.

사랑의 순례 사역에는 특별함이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보다 훨씬 많은 수의 섬김이들이 자비로 참여한다. 대부분 순례자로 참여해 은혜를 받고 그 섬김에 감사하고 감동해 섬김이로 섬기게 된다. 섬김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섬김을 받으며 은혜를 받고, 은혜를 받은 자가 섬김의 자리에서 또 다른 이를 섬긴다. 그래서 사랑의 순례는 섬김이의 수고로 이루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섬김이 김인환(58) 집사는 이렇게 전한다.

“모든 부서가 다 중요하지만 저는 가정사역부의 사랑의 순례가 정말 귀한 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가정이 다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최초로 만드신 공동체가 가정인데 세상의 모든 가정이 행복해질 때까지, 아니 먼저 우리교회 부부와 가정이 행복해질 때까지 교회의 사랑의 순례는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인섭(54) 집사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 “돌아보면 사랑의 순례는 사랑이 넘치는 순례였습니다. 사랑의 순례가 시작되기 6개월 전부터 순례자 모집과 서로를 위해 금식기도 릴레이로 참여합니다. 과부의 두 렙돈 같은 비상금 전부를 이웃의 순례자 회비로 낸 섬김이, 영업하는데 자신의 목표를 두고 월말 사순에 참여한 섬김이, 직장을 그만두면서까지 사순 섬김의 자리를 지킨 섬김이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섬김이들의 땀과 눈물과 사랑이 모여 지난 10여년 동안 경산중앙교회 가정사역의 강을 만들었습니다.”

결혼예비학교를 섬기는 목회자 부부나 사랑의 순례를 섬기는 평신도 부부 모두 완벽한 부부는 아니다. 갈등을 경험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그렇지만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주님의 백성들이 가정사역에 참여한다. 경산중앙교회의 모든 부부들이 행복하게 살도록 돕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이다.

가정은 하나님이 디자인하시고 만드신 인류 최초의 공동체이기에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정이 살아야 교회가 산다. 경산중앙교회는 예비부부이든 결혼 연수가 얼마가 됐든, 행복한 가정에서 이 땅의 천국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함께 웃음과 눈물을 나누는 가정사역은 계속될 것이다.

김종원 목사
정리=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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