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미애 장관 내정자, 검찰 통제 아닌 개혁으로 답해야

국민일보

[사설] 추미애 장관 내정자, 검찰 통제 아닌 개혁으로 답해야

입력 2019-12-06 04:02
조국 전 장관 사퇴로 공석이 된 법무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내정됐다. 청와대는 5일 추 내정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이 희망하는 사법 개혁 완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의 추 의원은 당 대표를 지낸 5선의 여성 국회의원이다. 개혁 성향에 정치적 중량감을 갖췄다. 뚜렷한 소신과 강단에 저돌성과 추진력을 보여줘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칭도 얻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렸음직하다. 게다가 검찰을 견제하고 압박할 수 있는 비(非)검찰 출신이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압수수색 다음 날 전격적으로 추 내정자 카드를 꺼내든 건 갈등 관계의 검찰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최근 ‘유재수 감찰 무마’ 및 ‘김기현 하명 수사’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청와대에 칼끝을 들이대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조직을 제어하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추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하면 그간 주춤했던 검찰 개혁의 고삐를 다시 죄고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 것이다. 민주당이 권한남용을 이유로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특별감찰을 주문한 대로 법무부가 사건 통제에 나설 수도 있다. 지난달 법무부가 중요 사건의 경우 검찰총장이 단계별로 법무부 장관에게 사전 보고토록 하는 개혁안을 문 대통령에게 직보한 걸 보면 강력한 감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조치다. 개혁을 빙자해 검찰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해선 안 된다.

인사권을 남용해 검찰을 통제하려는 것도 비열한 방법이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정기 인사를 1월로 앞당겨 단행하면서 지휘부를 대폭 개편해 윤 총장의 손발을 자르려 한다면 거센 역풍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검찰 개혁 과제는 적지 않다. 그것은 순리와 정도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개혁 법안 처리를 지원하는 것도 법무부의 몫이다. 추 내정자는 이를 유념하고 공정한 법무행정을 펼칠 다짐을 해야 한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깜깜이 수사를 부른 법무부 공보 훈령도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 청와대가 아닌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길 바란다.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