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동맹보다 돈이 중요한가

국민일보

[사설] 한·미 동맹보다 돈이 중요한가

북한 도발 위험 높아진 상황… 동맹 균열되면 더 많은 것 잃을 우려

입력 2019-12-07 04:01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 조야와 안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돈보다 동맹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5일 “몇 달러를 위해 동맹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밝혔다. 샤프 전 사령관은 워싱턴에서 한·미경제연구소가 개최한 방위비 분담금 관련 대담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에 요구하는 50억 달러(약 6조원)를 몇 달러로 표현했다. 동맹의 가치에 비하면 몇푼 안 되는 돈이라는 의미다. 한국은 지난해 방위비 협상에서도 그랬듯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지나치다. 미국 전문가들이 봐도 그렇다.

엘리엇 엥걸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애덤 스미스 군사위원장은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보다 5배가 넘는 50억 달러의 분담금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와 동맹국들 사이에 불필요한 균열을 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상원은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심의하면서 “한국은 방위비 분담에 있어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국방비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2.5%로 동맹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10조원 이상을 부담해 평택 미군기지를 건설하는데 기여한 점을 들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공동의 이익과 상호존중, 한국의 상당한 기여 등을 적절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적정한 수준의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세목별로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도 없이 5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내 여론도 좋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요구는 미국의 신뢰를 의심케 하는 모욕”이라며 “동맹을 돈으로만 바라보면 미국의 안보·번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다. 옳은 지적이다. 더구나 지금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등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북한은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군사적 맞대응을 공언한데 이어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에서 “늙다리의 망녕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과도한 돈을 요구하며 반대로 가고 있다. 한국 내에서 자칫 반미 정서가 형성될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돈만 따지다 더 큰 것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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