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채상욱] 분양가상한제發 공급감소론은 기우

국민일보

[기고-채상욱] 분양가상한제發 공급감소론은 기우

입력 2019-12-10 04:01

정부가 지난달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했다. 서울에서만 총 27개 동을 지정했는데, 특히 강남3구에 핀셋규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주택 공급이 위축돼 추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지적은 적절할까.

먼저 재건축이 위축될 시의 주택공급 감소를 예상해보자. 통상 정비사업의 일반분양은 약 20%만 추가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순증가 효과는 미미하다. 가령 1000가구를 재건축하면 1200가구 정도가 되지만 이는 종전 1000가구의 멸실을 포함하므로 순증가는 200가구에 불과하다. 신도시 등으로 새로 1000가구를 공급하면 순증가는 1000가구가 된다. 공급 부족이 이슈였던 시기는 2014년 9·1대책을 통해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를 발표하고, 더 이상 신도시를 위한 택지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시점이었다. 신도시의 순증가 효과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었다. 2018년 5개 신도시와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총 30만가구의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공급중단 이슈는 종료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직접적 공급 외에 ‘실질적 공급’에 해당하는 광역교통망 확대에도 주목해야 한다. 정부는 서울과 인접하고 교통이 편리한 곳에 30만가구 공급을 추진할 뿐 아니라 기존 2기 신도시 등에도 GTX 등 연결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도시의 서울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같은 생활권역에 포함되도록 함으로써 ‘실질적 주택 공급’에 가깝다. 이제 수도권은 여러 도시들이 철도·도로교통망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메갈로폴리스처럼 구조화되고, 출퇴근 시간이 비약적으로 단축되면서 새로운 도시 공간 구조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보면 ‘서울 재건축발 공급 감소’ 담론은 수도권이라는 도시공간의 확장 측면에서 지엽적 이슈가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4인 가구 중심에서 1인 가구나 신혼부부 중심의 주택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밝혔다. 정부는 신혼부부에게 5년간 45만가구, 청년에게 임대를 포함해 75만가구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기획하고 있다. 인구·가구 변화를 고려할 때 상당히 적절한 패러다임 변화가 아닌가 싶다. 분양가상한제발 공급 감소 주장은 지금 시점에서는 설 자리가 좁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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