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텐더홀 무기한 농성 돌입 황교안… 의원직 총사퇴까지 고려

국민일보

로텐더홀 무기한 농성 돌입 황교안… 의원직 총사퇴까지 고려

‘패스트트랙’ 처리 놓고 전운 고조… 민주당 전날 예산안 통과에 탄력

입력 2019-12-12 04:07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예산안 날치기 세금도둑’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황 대표는 “이제 저들은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마저 날치기 강행 처리를 하려 할 것”이라며 로텐더홀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내년도 예산안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뺀 채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공조 체제로 통과되면서 정치권에 후폭풍이 거세다. 여당의 예산안 처리에 허를 찔린 한국당은 11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만큼은 반드시 저지하겠다며 의원직 총사퇴까지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이날 소집해놨던 본회의는 열지 않았지만, 4+1 협의체를 통한 선거법 개정안 마련에 속도를 내며 차례로 개혁법안들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이날 황교안 대표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는 등 대여 투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황 대표의 농성은 청와대 앞 단식 농성 이후 13일 만이다. 황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어제부터 집권 여당과 2중대 군소정당들의 야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이제 저들은 선거법과 공수처법마저 조만간 날치기 강행 처리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좌파독재 완성을 위한 의회 쿠데타가 임박했다”며 “우리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좌파독재를 반드시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본회의 산회 후 로텐더홀에서 밤샘 농성을 했던 한국당 의원들도 황 대표와 함께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황 대표는 당 상임고문단을 만나 대여 투쟁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종하·목요상·김용갑·정재문·문희·이해구·김동욱·나오연·이연숙 전 의원 등 10여명의 원로 정치인이 모였다. 고문단 회장인 박 전 의장은 “정치는 투쟁이고 싸우는 것”이라며 “조금 더 과감하게 싸워서 권력을 쟁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제는 구체적인 투쟁 방안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일단 민주당이 이틀 정도 시간을 두고 한국당과 협상을 해보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한국당으로선 민주당이 내건 조건을 수용하기가 어렵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하고 공수처 신설에 동의하면 얼마든지 유연한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었다.

더구나 민주당은 전날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4+1 협의체의 결속력을 확인한 만큼, 이들과의 선거법 단일안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찬을 겸해 열린 ‘4+1’ 선거법 관련 실무진 회의에선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 연동률 50% 적용이라는 대원칙에서 한발 더 나아가 몇 가지 추가적인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 지역 농어촌 지역구 통폐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을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하는 방안에 대해 사실상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정당의 득표율 기준을 원안 3%에서 5%로 올리는 쪽으로 접점도 찾았다.

민주당은 12일까지 선거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늦어도 13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법안 처리를 시도할 방침이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언급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쪼개기 임시국회’를 열면 원천적으로 법안 처리를 막긴 어렵다. 민주당 관계자는 “13일 본회의에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16일 임시국회를 소집해서 표결에 부치게 될 것”이라며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17일 시작되기 때문에 그때까진 반드시 선거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3일짜리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처리할 경우, 오는 20일 전 공수처 법안까지 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나래 심희정 기자 narae@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