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시설 ‘불법주차’ 단속… 장애인 주차구역만큼 강화

국민일보

전기차 충전시설 ‘불법주차’ 단속… 장애인 주차구역만큼 강화

정부, 과태료 부과 법개정 추진

입력 2020-01-14 04:01

정부가 전기차 충전시설에 휘발유·경유 차량이 주차하면 곧바로 과태료를 매길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법으로도 전기차 충전시설에 일반차를 세우면 불법이다. 다만 강제력이 약하다. 단속권한 규정의 허점 때문에 전기차 충전시설에 일반차가 주차돼 있어도 규제하기 쉽지 않다. 이에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보완책을 마련해 입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국에 있는 전기차 충전시설은 1만8000기에 이른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936기의 급속충전시설과 1만2061기의 완속충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시설에 따라 충전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공통점은 있다. 하이브리드·전기차 외에 충전시설 주차구획 내에 다른 차량을 세우면 불법이다.

‘가로 주차’를 해 충전시설을 가로막는 행위 역시 금지 사항이다. 급속충전시설에는 추가 규제도 있다. 하이브리드·전기차라도 2시간 이상 급속충전시설에 세워두면 규제할 수 있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친환경차 보급 촉진법)은 위법 행위 시 10만~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다양한 규제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친환경차 보급 촉진법 11조는 단속권한을 광역자치단체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시·군·구와 같은 기초자치단체에선 단속권한이 없는 셈이다. 경기 파주시의 전기차 충전시설에 일반차가 불법주차돼 있는 걸 신고한다면, 파주시가 아니라 경기도에 알려야 하는 식이다. 아파트단지 안에 있는 전기차 충전시설에 버젓이 일반차가 주차돼 있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도 이런 ‘구멍’ 때문이다.

이는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과 대비된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일반차가 주차된 걸 신고하는 경우 행정안전부의 ‘생활불편신고’ 애플리케이션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시설은 현행법으로는 사실상 단속을 못 한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안에 법을 개정해 규제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다만 법을 고칠 때 걸리는 기간, 절차 등을 고려해 의원입법 형태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입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오는 4월 총선을 치르는 걸 감안하면 하반기에나 법 개정안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시설에 일반차를 주차하는 걸 막는 ‘불법주차 단속 강화’는 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 그 외 방법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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