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거대한 산불에 신음… “호주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국민일보

5개월째 거대한 산불에 신음… “호주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호주교회 자구 노력 속 한인교회 모금운동

입력 2020-01-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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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애들레이드 힐즈의 머독힐연합교회는 최근 산불이 덮쳐 본당을 제외한 부속 건물이 전소됐다. 화마를 피한 본당은 1866년 세워졌다. 머독힐연합교회 제공

“너무 가물어요. 올해 유독 가물었는데 이렇게 큰불이 나고 말았습니다. 비가 내려야 해요. 큰비가 당장 내려야 해요. 호주 남부에 비가 내릴 수 있도록 한국교회 성도들도 기도해주세요. 시급합니다.”

존 브라운(한국명 변조은·86) 목사는 13일 또렷한 한국말로 한국교회에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호주 캔버라에 거주하는 브라운 목사는 1960년부터 72년까지 한국 선교사로 활동했다.

그는 “원래 이 시기 호주에는 산불이 자연적으로 발생하곤 하지만, 올해는 고온에 낮은 습도, 잦은 번개까지 겹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다”면서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고 오직 하나님께만 의지해 비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과 모레 바람이 많이 분다는 예보가 있어 심려가 크다. 마른하늘만 쳐다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시작돼 5개월 동안 호주 남동부를 덮친 산불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기준 630만㏊의 숲이 소실됐고 소방대원 10여명을 포함해 24명이 사망했다. 동물 피해도 커서 호주를 상징하는 코알라도 떼죽음을 당했다.

호주연합교회(UCA) 주총회들은 지난 2일 산하 교회에 목회서신을 발송하고 “교회를 이재민을 위한 안식처로 제공하고 누구나 기도할 수 있는 기도의 집으로 개방해 달라”고 요청했다. UCA는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노던테리토리, 빅토리아 앤 태즈메이니아, 퀸즐랜드, 뉴사우스웨일스 앤 에이시티 등 다섯 개 주총회로 구성돼 있다. UCA는 애들레이드 힐즈의 머독힐연합교회 부속 건물과 캥거루 아일랜드의 스톡스 베이 주민센터가 불탔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한인교회 중 산불 피해를 본 교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교회는 대부분 도심에 있다 보니 화를 면했다.

김도영 애들레이드 페이넘로드연합교회 목사는 “호주 남동부의 산불 피해가 너무 커 교인들도 근심이 많다”면서 “이제 막 여름이 시작돼 고온에 습도가 낮은 날이 이어져 비가 언제 내릴지 기약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교회가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창조질서 보존을 위해 노력하라는 경고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장기수 멜버른 한빛교회 목사도 “불이 지나간 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크다”면서 “교회도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모금과 기도회를 시작했지만,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UCA는 피해 지역에 목사를 파송하고 이재민들을 위해 교회를 피난처로 제공하고 있다. 이 일에는 한인교회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한인교회교역자협의회(시교협, 회장 김해찬)는 19일을 ‘호주산불 피해 성금 모금 주일’로 정하고 모금운동을 펼친다.

이번 산불 피해가 국가적 재난이 되면서 ‘심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호주 산불은 동성애로 인한 하나님의 직접적 심판이며 예언의 성취라는 식의 심판론은 지진이나 홍수, 쓰나미 등으로 심각한 재해가 발생했을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신학계에선 재난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나 난개발, 환경 파괴 등 인류 전체의 죄에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영적인 해석이어도 성경에 입각해야 하는데, 구약시대와 달리 신약시대 이후엔 하나님의 심판 방식이 유보적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하나님이 악을 심판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최후의 심판에서 낱낱이 다뤄진다.(롬 14:11~12, 고후 5:10, 계 20:11~12) 호주는 인구의 64%가 기독교인이다.

장창일 신상목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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