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수들 2차 시국선언… 文정권은 흘려듣지 말아야

국민일보

[사설] 교수들 2차 시국선언… 文정권은 흘려듣지 말아야

입력 2020-01-17 04:02
지난해 9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던 교수단체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이 15일 제2차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 내용에는 현 정부가 듣기 껄끄러운 대목들이 적지 않다. 교수모임은 “여러 세대의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쌓아 올린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경제·외교·국방·민생·교육정책의 성과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을 통째로 깎아내렸다. 이어 이런 현상을 하나로 묶는 배후를 ‘유사 전체주의’라고 비판했다. 전체주의는 진보학계의 대표격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운동권 중심인 현 정권의 사상적 위험성을 거론하며 썼던 개념이다.

교수들은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대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선거법 개정을 “좌파 이익 연합을 위한 장기집권 계획의 일환”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대표적 지식인 계층인 교수들의 시국선언이나 집단행동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지지하는 교수도 상당수 있을 터이지만, 그렇다고 이 교수모임을 보수단체 중의 하나로 간단히 치부할 건 아니다. 우선 모임에 동참한 교수가 6094명이나 된다. 조 전 장관 사퇴와 문재인정부의 검찰 개혁안을 비판했던 첫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공개 5111명, 비공개 1130명을 합친 6241명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조국 사태가 마무리됐지만 현 정권의 문제에 큰 변화가 없다고 보는 교수들이 다수라는 의미다.

게다가 이날 대표적 진보단체인 참여연대의 공익법센터 소장이 현 정권이 밀어붙이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방향이 부당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진보적 성향의 판사들 전용 게시판에조차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을 대상자가 부적법하다고 임의 판단해 거부할 수 있다면 어떻게 형사사법 절차가 운용될 수 있느냐”는 등의 비판글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보편적 양심에 입각한 정책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주장을 반대 진영의 목소리라고 흘려듣지 말고 보약으로 삼겠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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