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닮기 원하는가… 일상의 질주 잠시 멈추고 그간 걸어온 발자취 돌아보자

국민일보

예수 닮기 원하는가… 일상의 질주 잠시 멈추고 그간 걸어온 발자취 돌아보자

하나님의 숨을 기다리며·사랑의 레가토·깨어나라, 너 잠자는 자여/김기석 지음/꽃자리

입력 2020-01-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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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하루를 가장 의미 있게 사는 방법은 매일 새해를 맞듯 사는 것인지 모른다. 새해는 누구에게나 후회보단 기대를, 좌절보단 희망을 심어주니 말이다. 그렇게 매일 묵은 습관을 벗고 새로운 하루를 맞으리라 다짐해보자.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며 살다 보면 어느덧 우리의 영혼과 삶도 진보를 이룰 수 있으리라.

각기 다른 제목을 단 이 세 권의 책도 새해를 맞듯 매일 묵상으로 예수 영성을 다져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글은 문학평론가인 김기석 청파교회 목사가 썼다. 저자가 지난 1년간 공들여 쓴 365편의 묵상글이 ‘김기석 목사의 365일 날숨과 들숨 1~3’이란 제목의 시리즈로 묶여 나왔다.


저자는 시간을 ‘아무도 밟지 않은 설원’에 비유한다. 그 위로 발을 내디딜 때 묘한 감동이 오는 이유는,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누군가의 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 시간을 염려와 근심으로 채우며 어지러이 발걸음을 남기는 이가 적지 않다. 저자가 현대인의 시간 사용 행태를 가리켜 ‘가리산 지리산 정신없이 찍힌 발자국 같다’고 말하는 이유다.

일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길을 가지런히 할 순 없을까. 저자는 일상의 질주를 멈추고 그간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볼 것을 권한다. 그는 “초대교회 성도의 별명은 ‘그 길의 사람들’이었다”며 “그리스도인인 우리도 이들처럼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예수의 길, 곧 예수를 따르는 길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응당 맞는 말이지만 쉽게 그 길을 걷기 힘든 건 우리가 욕망에 쉽게 이끌리는 죄성 깊은 인간이어서다. 본성을 거스르고 예수를 닮기 위해선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듯 영성도 매일 훈련해야 한다.

저자는 영성 훈련 방법으로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을 토대로 기도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조언한다. “작정하고 시작한 일을 꾸준히 지속하는 열정이 반짝이는 재능보다 더 큰 결과를 가져올 때가 있다”며 쉬 포기하지 말고 끈기 있게 말씀으로 한 해 동안 훈련해 볼 것을 권한다.

책은 이런 취지대로 독자를 매일의 말씀과 묵상, 기도의 길로 친절히 안내한다. 기존 묵상집과 달리 이해를 돕는 질문 대신 수필 같은 묵상글과 기도가 담겨있다. 동서양 고전에 한국문학을 자유로이 인용하는 저자 특유의 필치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글을 열 번 묘사하는 것보다 문장을 한번 보여주는 게 저자의 진면목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된다.

“누군가를 배제함으로 얻는 쾌감은 저열한 것이다. 가름과 차별을 통해 특권층의 지배를 영속화하려는 세상에서 교회와 교인들은 그 답답한 교착상태를 열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 아무리 강고한 벽이라 해도 어딘가에 문은 있다지 않던가.”(1월 6일, ‘어려운 위임’)

“믿음은 거래가 아니라 모험이다.… 아브라함은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떠나라’는 명령에 순종했다. 베드로는 ‘오라’는 명령에 사납게 일렁이는 바다에 뛰어들었다. 예수님은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침묵을 응답으로 알고 죽음을 향해 온몸을 내던졌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바로 이것이 믿음이다.”(5월 20일, ‘백척간두진일보’)

“그리스도인은 자기 시대의 과제에 신앙적으로 응답해야 한다. 지난 시절에는 민주주의를 정초하는 일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돈이 주인이 돼버린 세상에서 사람이 어떻게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야 하는지, 그렇게 사는 이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삶으로 입증해야 한다.”(11월 9일, ‘새로움을 받아들일 용기’)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는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란 말이 나온다. 담백한 저자의 글이 수려하게 느껴지는 건 행간에 담긴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 때문이다. 저자는 예수 믿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착한 행실’로 각자의 자리에서 평화를 빚어내길 기대한다.(마 5:16) 이런 행실이 하나둘 모일 때, 세상은 어둠 가운데서도 예수의 길을 선명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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