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국정원 소재… 스릴·코믹·힐링… 골라 보는 재미

국민일보

모두 국정원 소재… 스릴·코믹·힐링… 골라 보는 재미

설 볼만한 영화

입력 2020-01-23 18:42
설 극장가는 전통적으로 한국영화가 강세다. 올해도 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 세 편이 삼파전을 벌이는데, 공교롭게도 세 편 모두 국가정보원 관련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아울러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작품들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남산의 부장들

가장 이목을 모으는 건 ‘남산의 부장들’이다.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이 재회해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사건을 한 꺼풀 깊숙이 들여다본다. 동명 베스트셀러 원작의 영화는 1979년 제2의 권력자였던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암살하기 전 40일간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김재규의 극 중 이름은 김규평이고 박 대통령은 ‘박통’이라고만 언급된다.

스릴러와 누아르 장르의 혼합처럼 보이는 영화는 묵직하고도 힘 있게 극을 전개시킨다. 배우들의 연기가 압도적이다. 김규평 역의 이병헌은 눈빛과 표정만으로 모든 감정을 전달해내는 경지를 보여주고, 박통 역의 이성민은 놀랍도록 새로운 얼굴을 꺼내놓는다. 곽도원 이희준 김소진 등 배우들도 탄탄히 뒤를 받쳐준다. 소재가 소재인지라 중장년층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히트맨

강력한 웃음 복병은 ‘히트맨’이다. ‘탐정’ 시리즈로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한 권상우가 본격 코미디로 돌아왔다.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직 요원(권상우)이 술김에 1급 기밀을 웹툰으로 그린 뒤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 코미디와 액션을 버무린 영화는 실사와 웹툰, 애니메이션을 넘나들며 시원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배우들의 코믹 앙상블이 훌륭하다. 권상우가 웹툰 작가로 변신한 전설의 암살요원 준 역을, 정준호가 국정원 악마교관 덕규 역을, 이이경은 준을 동경하는 막내 암살요원 철 역을 각각 맡았다.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주고받는 ‘티키타카’가 쉴 틈 없는 폭소를 유발한다. 말초적이고도 전형적인 B급 코미디인데 희한하게 웃기다. 지난해 설 흥행을 거둔 ‘극한직업’의 영광을 재현할지 주목된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이성민은 ‘남산의 부장들’ 외에 또 다른 작품을 한 편 더 선보인다. 유쾌한 가족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다행히도 ‘남산의 부장들’과 장르·캐릭터가 완전히 다르다. 영화는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동물의 말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주태주(이성민)가 중국 특사로 파견됐다 납치된 판다 밍밍을 구하기 위해 영리한 군견 알리와 함께 합동수사를 벌이는 내용이다.

‘또 하나의 약속’ ‘재심’을 연출한 김태윤 감독의 신작인 만큼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배어난다. 이성민은 힘을 뺀 편안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목소리 출연 라인업이 화려하다. 알리 역의 신하균, 밍밍 역의 유인나를 비롯해 이순재 김수미 이선균 이정은 박준형 등이 참여했다. 알리를 제외한 동물들은 VFX(시각특수효과)를 통해 구현됐는데 비교적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스파이 지니어스

어린이와 함께 볼 만한 애니메이션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디즈니 신작 ‘스파이 지니어스’는 애니메이션 같지 않은 스펙터클한 액션을 자랑한다. 최고의 스파이 랜스(윌 스미스)가 엉뚱한 천재 월터(톰 홀랜드)가 만든 약물을 마시고 비둘기로 변한 뒤 뜻밖의 장점을 살려 악당에 맞서는 스토리. 영화 곳곳에 트와이스의 ‘낙 낙(KNOCK KNOCK)’ 등 K컬처가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오즈의 마법사: 요술구두와 말하는 책

동명 동화를 바탕으로 한 ‘오즈의 마법사: 요술구두와 말하는 책’은 사악한 마법사 어핀의 음모를 막기 위해 에메랄드 시티로 돌아온 도로시의 모험기를 그린다.
하이큐!! 땅 VS 하늘

일본 TV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스포츠 만화 ‘하이큐!!’ 시리즈의 신작 ‘하이큐!! 땅 VS 하늘’은 전국 대회 출전을 향해 네코마 고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도쿄 농구 대표 결정전을 다룬다.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

다큐멘터리 라인업도 풍성하다. 먼저 영국의 전설적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의 굴곡진 인생을 담아낸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이 관객을 만난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최초로 3번 입성하고 그래미 어워드에서 총 18번 수상한 살아있는 전설. 클랩튼은 이 영화에 대해 “터널 끝에 빛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사마에게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기록한 ‘사마에게’도 기대를 모은다. 와드 알 카팁 감독이 자유를 빼앗긴 도시 알레포의 참상을 카메라에 담아낸 작품. 제72회 칸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수상작으로, 다음 달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도 노미네이트됐다.

마리오 보타: 영혼을 위한 건축

서울 강남 교보타워와 리움미술관, 제주도 아고라 등을 설계한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신념과 열정을 담은 ‘마리오 보타: 영혼을 위한 건축’도 설 연휴 동안 관객을 만난다. 이번 영화에는 그가 경기 화성시 남양 성모 마리아 대성당을 짓게 되는 과정이 상세히 다뤄진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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