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 잘린 윤석열, ‘정권 겨냥 수사’ 직접 챙긴다

국민일보

수족 잘린 윤석열, ‘정권 겨냥 수사’ 직접 챙긴다

중간간부급 인사 오는 23일 단행

입력 2020-01-20 18:39 수정 2020-01-21 10:22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법무부는 23일 고검검사급(차장검사·부장검사)과 평검사 인사를 단행한다. 윤 총장은 “대검 중간간부 전원을 유임해 달라”는 의견을 이미 전달했다. 윤성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매일 열던 간부회의를 줄이고 '개별 보고' 체제로 수뇌부 회의 방식을 전환하기로 했다. 윤 총장이 현장을 뛰는 일선청 수사팀의 보고를 직접 받겠다고 사실상 선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정부 실세를 겨냥한 수사팀 지휘부의 대거 교체가 예상되는 중간간부급 인사는 오는 23일 단행된다.

2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이날부터 공식적인 간부회의를 주 1회 금요일에만 열 계획이다. 신임 검사장들이 업무를 시작한 지난 13일 이후 윤 총장은 간부회의를 부서별 업무보고로 대체했다. 검사장들의 업무 적응기간을 고려한 조치였는데 당분간 이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대검 관계자는 "오전 10시부터 보고할 것이 있는 부서에서 보고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사안에 따라 대검 부장, 과장 보고가 적절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대검 간부회의는 매일 열렸고, 윤 총장 취임 뒤에도 변함없었다. 수뇌부 회의 체제의 변화는 지난 8일 단행된 고위간부급 '물갈이' 인사를 고려한 조치라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대검 간부가 대거 교체된 당시 인사는 윤 총장의 손발을 잘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총장이 간부회의를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한 것은 실무자들의 대면보고를 늘려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수사에 대한 지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 18일 대검의 한 간부 빈소에서 벌어진 양석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의 '공개 항명'도 이 같은 갈등 관계를 시사한다. 양 선임연구관은 직속 상관인 심재철 신임 반부패강력부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무혐의"라고 말했다며 큰소리로 항의했다. 수사지휘 라인은 검찰 내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조 전 장관 수사 과정에 윤 총장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인사위원회를 열고 차장검사·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간부급 승진·전보 원칙을 심의했다. 21일에는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 직제개편안을 국무회의에 올릴 예정이다. 법무부는 "검사장 승진 등에 따른 공석 충원 및 검찰 개혁 법령 제·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직제개편이 불가피해 실시되는 인사"라며 "인권보호 및 형사·공판 등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전념해온 검사들을 적극 우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선 23일 발표될 후속 인사에서도 윤 총장의 손발 자르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조 전 장관 비리,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지휘부가 노골적으로 교체될 경우 검찰 내 반발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문제가 모두 지나갔으니 검찰도 할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현직 검사는 "모두가 분노조절장애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에 "대검 중간간부 전원을 유임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