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선교사 증가… 국내 이주민 대상 새 전략 세워야

국민일보

돌아오는 선교사 증가… 국내 이주민 대상 새 전략 세워야

KWMA ‘한국 선교사 파송 현황’ 발표 눈길

입력 2020-01-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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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계선교협의회가 발표한 2019년 해외선교사 파송현황 자료를 보면 한국으로 돌아온 선교사들은 꾸준히 늘고 있고 교단에서 파송한 선교사는 전체 선교사의 절반 가까이 됐다. 사진은 2016년 예장고신 총회에서 인사하는 해외파송 선교사들 모습. 국민일보DB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최근 발표한 한국 선교사 파송 현황은 한국교회의 선교 패러다임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해외로 나갔던 선교사들은 다문화 사회로 전환하고 있는 한국을 새로운 선교지로 보기 시작했다. 세계 선교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교단과 선교단체가 협업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KWMA는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에서 제30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해외선교사 파송 현황을 발표했다. 눈길을 끈 데이터는 한국 전체 파송 선교사의 45%를 교단에서 파송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 수가 직전 해 1481명에서 지난해엔 1631명으로 전년 대비 150명 증가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였다. 선교 전문가들은 두 데이터만으로 선교환경이 달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선교 활동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선교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는 공감했다.

다문화 사회, 한국은 새로운 선교지

한국으로 돌아온 선교사 숫자가 늘어난 근본 원인은 달라진 선교환경에 있었다.

우선 일부 국가들은 자국 이익 중심으로 국가정책을 바꿨고 선교사들은 종교나 경제 활동을 목적으로 비자를 받기 어렵게 됐다. 아예 선교사의 활동을 압박하는 경우도 생겼다. 최근 선교가 자유롭지 못한 동북아시아 A국의 종교정책이 대표적이다. A국은 한국이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국가다.

자발적으로 한국행을 선택한 선교사들도 있었다. 이들은 국내에 다문화 가정과 난민이 늘면서 한국을 새로운 선교 사역지로 봤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성결대 구성모(선교학과) 교수는 “국내 이주민 가정이 240만명인데 이들을 선교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해외 한인교회를 한국 사역자가 목회하는 사례를 들었다. 구 교수는 “이주민들을 사역자로 양성해 같은 나라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목회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인 선교사와 협력하면 시너지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이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을 버려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선교연구원 홍현철 부원장은 “전통적인 선교사 개념으로 보면 국내에서 일하는 선교사에 대해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순간 후원이 중단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선교사는 전통적으로 자신의 국가를 떠나 해외의 타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선교지가 전 세계 모든 곳으로 변하면서 선교 장소보다는 선교사가 어떤 사명을 갖고 활동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홍 부원장은 “다음 사역을 위해 안식년을 가지거나 새로운 선교지를 탐방하고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학위 과정을 이어가는 선교사도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선교지 경험을 한국에 들여와 선교행정에 접목하는 역할도 한다. 선교단체에서 활동하는 B선교사는 “우리나라가 해외선교를 시작했을 당시 한국 본부에 전문적인 선교 경험이 있는 사역자가 적다 보니 해외선교사들에 대한 적절한 행정 지원이나 관리가 부족했다”면서 “최근 선교 현장에서 오래 활동한 선교사들이 본부에 들어오면서 행정업무의 전문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단·선교단체, 협업 시스템 구축 필요


KWMA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전체 파송 선교사 중 교단 파송 선교사가 절반 가까이 됐다. 그나마 교단과 독립선교단체 간 파송 선교사 숫자에 균형이 깨질 정도로 지나친 쏠림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양쪽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홍 부원장은 “교단과 선교단체를 대립적인 관계로 보면 안 되고 상호보완적 관계로 봐야 한다”며 “한국교회에서 교단과 선교단체가 협력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단과 선교단체의 고유 특징과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뜻이다. 각각의 장단점도 꼽았다. 선교단체보다 교단은 지역교회들과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특히 최근에는 교단이 선교 훈련과 지원, 행정시스템에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는 데다, 인적 물적 지원도 수월해 선교 현장에서 규모 있는 사역을 할 수 있다. 단점도 있다. 교단 선교부는 교단의 입장을 배제하거나 넘어서기 힘들고, 교단의 의사결정 구조를 따라야 하기 때문에 선교정책의 유연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사역도 교회 개척이 주를 이룬다.

반면 선교단체 파송 선교사들은 활동이 자유로워 선교지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가 수월하다. 사역 내용도 다양하다. 하지만 한국 내 지원이 빈약하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독립선교단체가 가진 현지 네트워크 등 강점과 교단의 재정적 인적 장점을 연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구 교수는 “단순히 선교사를 파송하던 데서 미국처럼 선교사 교육부터 파송, 선교지 비자, 돌봄, 은퇴까지 선교사의 일생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원장은 “각각의 특성과 장점이 잘 활용되고 서로 협력해, 한국 선교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세계 선교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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